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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 - 마돈나2
 제목 : 의자에 앉은 성모 마리아 (Madonna della saggiola), (1512- 1513) 크기 : 71 cm, 판화 소재지 : 이태리 피렌체 빨라티나 미술관 너무도 아름답고 심오한 라파엘로의 성모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이 그림을 하나 더 보자. 이 그림의 제목은 성모님이 앉아있는 우아한 안락의자에서 나왔는데, 이 의자의 모형이 교황청에서 사용하던 것이고 보면 이 작품은 레오 10세 교황의 요청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러기에 더 없이 우아하고 기품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둥근” 이라는 뜻의 Tondo 형식으로 그려진 것이며, 그 당시 작가들의 능숙한 원근법 처리를 과시하기 위해 사용된 방법이기에, 기교면에 있어서도 대단히 격조 높은 그림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우리를 똑바로 쳐다보시는 성모님은 우리를 바라보시며 무엇인가 상냥한 말을 걸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며, 톤도 형식 때문에 중앙부분이 강조되면서 그 생기있게 넘치는 아름다움으로 관객을 황홀한 최면상태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아기 예수님의 팔꿈치는 기하학적으로 그림의 중앙을 차지하면서 볼록 렌스의 표면과 같은 환영을 창조하면서 전체 인물들에 운동감을 주며, 세례자 요한은 작은 갈대 십자가와 거친 털로 만든 옷을 입은 것으로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과 같은 방향으로 묘사되어 그림에 균형감각을 주고 있다. 성모자를 바라보며 두 손 모아 경배하는 세례자 요한은 성모자의 그윽한 사랑의 분위기에 휘말려 그 품에 안기고픈 우리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기 예수님의 코, 팔꿈치, 왼쪽 다리는 구성의 수직적인 축을 형성해서 큰 모습으로 표현되는 성모님의 그늘에 가려진 모습이 아닌 또 다른 중심을 만들어 관객의 시선이 아기 예수님을 향하게 만들면서, 이 그림의 주역은 결코 성모님이 아니라 아기 예수님이시며,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는 역할인 성모님의 바른 위치를 자리매김하고 있다. 너무 아름다워 관객들의 넋을 잃게 만드는 이 그림의 백미는 아기 예수님의 발이다 성모님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 예수님은 여느 아기들처럼 발목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행복한 어린이로 나타나면서 어머니의 품이야 말로 모든 인간 마음의 고향이요, 하느님의 자비를 세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지성소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런 면에서 이 그림은 종교적이기 이전 극히 인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그림은 작가의 인생체험 전체를 통해 그려진 것이다. 8살의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그는 여느 소년과 달리 대단한 감수성을 지닌데다, 일생을 독신으로 살았기에 일생을 어머니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 속에 살아야 했고, 그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어머니상을 바로 이 그림을 통해 투사해서 모성의 고귀한 아름다움과 그리움을 현실화시켰다. 이 작품에서는 우리가 성모님을 바라보는 게 아니고 성모님이 우리를 바라보게 하면서 우리의 시선을 아기 예수님께로 빨려 들게 만들며, 이 작품의 성모님은 역사의 흐름 안에서 어떤 화가들도 표현하지 못했던 온화한 미소와,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랑의 소용돌이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그의 요절을 마음 아파한 교황의 배려로 라파엘로는 국가를 위해 최고의 공로를 세운 사람들에게만 유보된 판테온(Phantheon)에 묻혔으며, 그의 인생과 예술을 지극히 사랑하던 어느 추기경이 다음과 같은 찬사 형식의 조사(弔辭)를 남겼다. “생전에 그는 어머니 자연이 그에게 정복당하지 않을 까 무서워 떨게 만들었다.” 라파엘로는 자기 작품을 통해 살아 있는 어머니 보다 더 어머니다운 성모님을 우리에게 줌으로써 우리 모두 성모님께 나아가면 이 작품의 아기 예수님처럼 넉넉한 행복의 나날을 살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라파엘로의 성모님을 깊이 바라보노라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식스토 교황과 바르라바 성녀의 한 켠에 무릎을 꿇게 되고, 교회의 여러 성모찬송 중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되는 이 기도를 바치게 될 것이다. “굽어 보소서 성모여, 인자하신 어머님, 예로부터 어머님께 겸손된 마음으로 간절히 애원하며 전구를 구하는자를 늘 이끌어 주심을 저는 굳게 믿나이다. 나도 이 같은 마음으로 항상 청하오니 동정이신 어머니여 당신께 나아가 애절한 우리의 간구를 겸손히 아뢰오니 인자하는 눈으로 굽어 보옵소서.” 아멘. <끌레르보의 성 베르나르도> 또한 불교 문화권에서 성장한 우리는 이런 기도도 부담 없이 바칠 수 있겠다. “나무 관세음 보살”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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