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 오는 날 한 청년이 겪었던 경험담을 들려드리겠습니다.
퇴근시간 즈음에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갑자기 쏟아졌습니다.
그러자 도로 위에 있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이곳 저곳으로 허둥지둥 뛰어다녔습니다.

이 청년도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 곳에는 이미 다른 청년 한 사람이 먼저 와서
비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빗방울은 점점 더 굵어졌고,
할아버지 한 분도 비를 피해 그 처마  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 다음에 중년 아저씨 한 분이 들어왔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그 비좁은 틈으로 끼어 들었습니다.
그 좁은 처마 밑은 마치 출근시간의 만원버스처럼
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꽉 찼습니다. 

사람들은 이 비좁은 틈에 서서 멀뚱멀뚱 빗줄기만
쳐다보고 있었지만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뚱뚱한 아주머니 한 분이 처마 밑으로 뛰어오더니만
더 이상 끼어 들 자리가 없는 그곳에
억지로 몸을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아주머니가 그 큰 엉덩이를 들이밀자 가장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빗속으로 밀려 나갔습니다.

그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처마 밑에 있는 사람들을
쭉 훑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모른 척 했습니다.
그 때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은이, 세상이란 다 그런 것이라네."
그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쳐다보다가
비를 맞으며 길 저쪽으로 뛰어갔습니다. 

한 사 오분쯤 지나자 아까 그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 우산 다섯 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우산 하나씩을 건네주면서
힘주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은 절대 그런 게 아닙니다."

청년은 다시 비를 맞으면서 사라졌고,
사람들은 멍하니 서 있다가
청년이 준 우산을 쓰고 제 갈 길을 갔습니다. 

그러나 "세상이란 다 그런 것이라네." 라고 말했던 할아버지만은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계시더니 우산을 바닥에 내려놓고
장대비를 맞으면서 그 곳을 떠나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통해서 우리들이 예수님 때문에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예수님 때문에 어떤 박해를 받고 있습니까?
사람들마다 모두 다르게 이야기하겠지만
오늘날 우리들이 받는 박해 중에 많은 것이
바로 "세상은 다 그런 것이다."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하는데 너만 손해볼 필요가 있느냐?
 너도 세상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그렇게 하면서 살아가라.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가라."

여러분들은 이런 박해를 받을 때 어떻게 하십니까?
그냥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갑니까?
아니면 그것에 맞서는 삶을 살아갑니까?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이 박해를 받을 때
그것에 대항할 수 있는 언변과 지혜를 주겠다고 하십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주고자 하시는 그 언변과 지혜가
바로 앞의 이야기에서 들은 젊은이의 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세상은 절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해도 나는 아닙니다." 

살아있는 물고기와 죽은 물고기의 차이가 뭔지 아십니까?
그것은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이고,
죽은 물고기는 물 위에 둥둥 떠서
물살과 함께 흘러내리는 물고기입니다.
살아있는 신앙인과 죽은 신앙인의 차이는 무엇이겠습니까?
살아있는 신앙인은 앞의 청년처럼
"세상은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 라고 하면서
세상을 거슬러 살아가는 사람이고,
죽은 신앙인은 앞의 할아버지처럼 "세상은 다 그런 것이다." 라고
하면서 세상에 편승해서 살아가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오늘 하루 "세상은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삶으로 보여주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요코하마 한인공동체 카페에서 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