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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백성의 성사성에 대한 봉사
제26호 (1996년 9월) / 종류 : 양성자료 / 저자 : 안토니아 브라보 -------------------------------------------------------------------------------- 하느님 백성의 성사성에 대한 봉사 안토니오 브라보(국제 프라도 사제회 총장) 『"그러면 누구에게 선교의 사명이 맡겨져 있습니까?" 이 물음에 대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명백히 대답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주 그리스도께로부터 세워지고, 전 세계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전할 의무를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다."〈종교자유에 관한 선언 13항〉 "전 교회는 파견된 것이며 복음선포는 하느님 백성의 근본적인 임무이다."〈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 35항〉』(현대의 복음선교 59항) 이 사도적 권고에서 바오로 6세는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복음선포가 교회가 받은 소명이고 은총이라고 할진대 교회의 본성을 실질적으로 잘 표현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바로 복음선포를 위해서입니다."(EN 14항) "이와 같이 전 교회는 복음선교의 사명을 받고 있으며, 신자 각 사람의 활동은 전체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EN 15항) 바오로 6세는 이 사도적 권고를 통하여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이 확신을 심어 주고 있다. "복음선포란 누구에게나 개인적이고 고립적인 행위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교회적인 행위입니다. 멀리 떨어진 어떤 벽지에서 홀로 복음을 전하고 적은 공동체를 모으고 성사를 주고 있는 설교자나 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또는 교리교사나 사목자들은 교회의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행위는 제도적인 유대로써만이 아니고, 초자연적 은총과 더불어 보이지 않는 유대와 숨은 뿌리에 의해서 교회 전체의 복음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스스로 만들어진 사명이거나 개인적으로 생각해 낸 원의에서가 아니고 교회 직무에 일치하고 교회의 이름으로 행한다는 것입니다."(EN 60항) 바오로 6세의 이러한 선언들은 복음선포자이시며 동시에 복음자체이신 바로 그분과 우리들의 대화를 더욱 활기 있게 할 것이다. 왜 이 주제를 여러분들에게 제시하는가? 그것은 첫째로, 많은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인지하듯이, 개인적인 증거도 중요하지만 교회와 공동체의 증거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그 결실도 미약하며 또 오랫동안 지속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교회가 현실적으로 하느님 나라의 도구와 표징이 되기 위하여 무엇을 하여야 할 것인가? 둘째로, 아프리카의 어느 신부님이 이야기하듯이, "우리에게는 교회라는 것이 커다란 기업으로 보이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은 교회를 그렇게 바라보지 않고 하나의 신비로 보고 있습니다!!" 복음화의 위대한 힘은 바로 여기서 나오고 있다. 나는 여기서 하느님 백성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성사성의 의미를 재발견하기를 강조하고 싶다. 1. 교회 ― "구원의 보편적 성사" "교회가 스스로 세상을 도와주고 세상의 많은 도움을 받음으로써 목적하는 것은, 하느님 나라가 임하고 전 인류의 구원이 성취되기 위한다는 한 가지뿐이다. 교회가 지상을 여행하는 동안 인류 가족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선 전부가, 교회는 인간에게 대한 하느님의 사랑의 신비를 보여주며 실천하는 것이다."(현대세계의 사목헌장 45항) "구원의 보편적 성사로서의 교회"라는 이 주제에 대하여 우리들은 두 가지 관점을 가지고 주님과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왜 사람들은 교회의 성사적인 특성을 항상 인정하지 않는가? 교회는 사람들 가운데서 구원의 보편적인 성사가 되기 위하여 스스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이 첫 질문에 관해서는 여러분들이 스스로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나는 다만 두 번째 질문에 대하여 요한복음 17장을 통하여 두 가지 점만을 지적하고자 한다. 1) 세상 안에서 교회가 "믿는 자들의 공동체, 생활과 친교가 가능한 희망의 공동체, 형제적 사랑의 공동체"(EN 15항)가 되기 위하여 교회는 그 스스로도 지속적으로 복음화되어야 한다. 오랜 역사 안에서 교회는 다양한 유혹을 받아 왔다. "세상 밖에 존재하는 것, 세상 위에 위치하는 것, 세상과 스스로 동질화되는 것, 자신의 예언자적 특성을 잊어버리면서 세상과 마주하고 세상을 지도하는 가장 유능한 존재처럼 행동하는 것 등등......" 우리가 쉽게 빠질 수 있는 이러한 유혹들 속에서는 우리들이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세상에 오신 육화한 말씀의 길을 따를 수가 없다. 우리는 공동체와 함께 세상 안에서 진정한 구원의 대화를 재발견해야 한다. 우리는 교회 공동체와 함께 예수의 기도 말씀을 묵상하도록 불림을 받았다. "당신이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냅니다."(요한 17,18) 아버지의 사랑은(요한 3,16-17) 아들을 이 세상에 파견한 것으로 설명된다. 그 사랑은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하는 것이다. 그 사랑은 인간의 내면에서부터 그 근원에까지 이르는 "죄의 사슬"을 치유하기 위하여 그리스도를 보내셨다. 이와 같이 예수께서는 인간을 위해서 아버지의 사랑에 충실한 증인이었고 또한 진리의 증인이 되셨다. 예수께서는 인간들 사이에 머무르시며(요한 1,14) 세상 끝날까지 그분의 존재가 맡겨진 교회가 늘 세상에 존재하면서 걸어가야만 할 길을 우리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만약에 예수께서 세상을 자기 집처럼 생각하고 사셨다고 한다면 교회의 공동체도 또한 세상에 불림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육화의 신비를 더욱 깊이 다룬다면 하느님의 말씀이 항상 인간성과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분은 영원한 계약을 설정하러 오셨다. 그 계약은 교회가 세상과 함께 완전히 연계되어 대화를 할 때에만 그 의미를 지니는 하나의 계약이다. 그 계약은 하느님에서 비롯되었을 뿐 아니라 세상의 것이기도 하다. 표징으로써 계약은 항상 세상 안에 존재해야 한다. 교회는 세상과 함께 대화하는 법을 터득해야만 된다. 왜냐하면 "영원하신 성부의 사랑에서 좇아 나고, 구세주 그리스도에 의하여 시간 속에 세워졌으며 성신 안에서 모여진…… 사람들로 구성된 교회는 이미 이 지상에 현존하고 있으며 현세 국가의 멤버들인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사람들은 인류 역사 속에서 하느님의 자녀들의 가족을 형성하고 주님이 오실 때까지 끊임없이 증가시키도록 불린 것이다."(사목헌장 40항) 이러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인간이 되신 말씀과 더불어 우리는 겸손해야만 한다. "세계가 교회를 역사적 사회 현실로 보고 그 누룩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듯이, 교회도 인류 역사와 그 발전에서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모르지 않는다."(사목헌장 44항) 우린 여기서 배울 점이 많이 있는데, "교회는 또한 세계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세기를 통한 경험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끊임없이 배워야 할 것인지도 알고 있다."(사목헌장 43항) 교회는 세상에서 대화하는 법을 배울 때 자유로운 진리에 관해서 증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으로써만이 교회가 진정으로 하느님 나라의 표징으로 드러날 것이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그것을 건설하는 교회는 언제나 존속하는 하느님 나라의 표시로서 또 도구로서 세상 한가운데 스스로 위치하고 있습니다."(EN 59항) 우리가 비록 적대심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모두가 진리 안에, 사랑의 진리 안에, 세상 안에서 봉헌되도록 기도하셨다. 2) 신앙을 위한 세상의 일치 예수의 기도는 우리에게 교회의 성사성에 또다른 중요한 일면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일치 - 여기에 하느님 백성의 삼위일체적인 근거가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모든 획일주의와 감상주의와 나아가서는 율법주의를 지양한다. 실제로 "온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일치에 바탕을 두고 모인 백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4항) 사람들은 성자와 성령의 파견 안에서 보았던 일치를 쉽게 망각한다. 자기 자신에만 갇혀 있으면 일치를 이루고 있는 성사적인 표징을 영위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공동체가 비록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던져 준다 하더라도 우리는 결국 많은 사이비 종파를 대면하게 되는 것이다. 선교사명의 봉사에 있어서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공동체는 선교적인 일치에 표징이 더 이상 될 수가 없다. 그 공동체가 획일적이고 인간성의 해체를 추구한다면 그 공동체는 소출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의 실질적인 이러한 문제들에 직면해서 우리는 어떻게 교회의 성사성을 계속 건설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묵상해야 한다. 이것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아니고, 세상을 변화하기 위한 일치에 선행하는 것도 아니다. 교회의 성사적인 일치는 아버지의 사업을 완성하기 위하여 성령의 양순함과 성부와의 일치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실현되어야만 한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사와 비슷하다. 즉, 교회는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와 전 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 주는 표지이요 도구이다."(교회헌장 1항)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일치는 선교사명의 봉사에 대한 진리와 인간과의 연대성에 관한 진리를 요청한다. 우리는 어떻게 이 공동체들을 건설하고 있는가? 2. 우리 공동체들이 세상 안에서 갖는 사명 교회는 선교사명의 지혜 안에 새로워지고 세상에서 선교적인 주도권을 쥐게 되며, 그리스도 위에 건설되고 구원의 업적을 추구하는 성령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성부께로부터 파견된 자의 사명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우리는 우리의 사목적인 연구 기초에 어떻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가? 사목현장에서 사목적인 계책이 아닌 복음에 대한 충실성에서부터 비롯되어 우리들의 결정과 우리들의 주도권은 어디서 유래하고 있는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대화가 그 기초로서, 우리는 어떻게 모든 것의 기초인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들의 교회 안에 받아들일 수 있는지 찾아보자. 세상 안에서 교회는 그를 알도록 하기 위하여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위에 건설되어야만 한다. 사제는 여기에 봉사하기 위해 사랑과 진리와 겸손으로 임해야 한다. 우리 공동체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야 되는가? 세상에서 교회적인 공동체들과 신앙인들에게 어떤 표징을 전해 줄 것인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호의적인 선택을 하는 신앙인들 자기 가난을 통해서 우리를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스스로 가난한 자가 되신 예수처럼 우리 공동체도 가난한 사람들과 삶을 나누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제시하신 자유를 좇아 신앙인들은 자기 형제의 해방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교회는 많은 신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해방을 위해서 자신을 바치도록 더욱 격려하고 있습니다."(EN 38항) 사랑과 더불어 효과적인 연대성을 통하여 신앙인들은 생동감을 보여주고 있다. 신앙 안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세상과 교회 안에 주역이 되도록 우리 모두는 불림을 받았다. 은총에 감사하며 사는 환희에 찬 공동체 공동체들은 하느님의 주도권과 가장 높은 기쁨 안에서 전례를 거행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하나가 되신 당신의 아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오셨다. 희망이 우리에게 주어졌고, 항상 어디서나 전례가 거행될 자격이 주어졌다. 교회의 성사성은 은총의 감사 안에 거행되고 살아 있는 희망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 공동체는 이 말의 완전한 의미에서 볼 때, 과연 성사적인가? 세상 안에 직무적인 공동체 이 말은 복음의 봉사 안에서 모든 책임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복음은 모든 사람들을 믿음으로 부르는 구원의 힘이고, 해방의 힘이다. 세례를 통해서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는 교회의 한가운데서 세상에 봉사하는 사도적 소명을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가난하고 겸손한 공동체 아버지께서 보내신 파견자와의 만남은 가난하고 겸손한 공동체로 하여금 사람들이 세상에 봉사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도록 이끈다. 또한 그들로 하여금 사랑으로부터 출발하도록 이끌며, 스스로 작아지고 종이 되고 꼴찌의 모습을 갖도록 이끌어 준다. 그러나 사랑의 "소수"는 이미 하느님 나라의 선물로써 살아가는 사람의 용기이다. 육화하신 말씀의 겸손과 가난에 뿌리를 둔 교회 공동체들은 성령의 확신과 용기로 증거해야만 한다. "그들이 기도를 마치자 모여 있던 곳이 흔들리고, 그들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확신을 가지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였다." (사도 4,31) 3. 교회의 성사성에 봉사하는 사제 1) 그리스도와 닮는 것 온 교회가 그리스도 위에 설립되고 그리스도에 의해 건설되기 위하여 성사성은 사제들에게 "그리스도의 드러냄"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이다. 자유는 해방자 메시아의 약속 안에서 드러나게 된다. 가난한 사람들과 닮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명과 그 인격과의 결과적인 닮음이며 동시에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요구이다. 왜냐하면 그들과 살며 경험하지 않고 어떻게 그들에게 경험을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이유 때문이다. 성령 안에서 성령에 의해서 사제는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봉사자의 조건을 가진 그리스도를 대표하도록 불림 받았다. 이렇듯이 사도적인 기쁨의 길을 발견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종의 신분으로서 주님을 대표하는 단순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2)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삶 공관복음은 소외되고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으로 예수를 표현하고 있다.(루가 5,30; 15,2; 19,7) 여기에 바로 예수와 죄인들 사이에 확실한 공생의 관계가 있는데, 왜냐하면 그분은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오셨기 때문이다. 요한 복음 안에서 우리는 메시아의 시대에 있을 자유와 기쁨을 누리도록 하기 위하여 소외된 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삼는 예수님을 보게 된다. 예수께서는 아무 모양으로나 이 세상에 계셨던 것이 아니라, 어떤 모양으로든 소외된 사람들 편에 계셨다. 우리는 공동체와 함께 하늘나라의 잔치를 나누기 위해서 소외된 자들을 어떻게 만나러 나아가는가? 교회의 사목적인 모든 행위는 계속해서 그 길을 가야만 한다. "제자들과 함께 예수는 소외된 자들과 식사를 나누셨다." 우리가 "교회는 제도보다 더 크다"는 확실한 징표가 되지 않겠는가?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멀리 길을 떠나신 것은 소외된 자들을 만나시기 위함이었으며, 교회는 잠시 지나가는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가기 위하여 소외된 자들과 친교를 나누는 사랑 안에 그리고 구원자의 육화의 주도권 안에 있는 것이다.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고 축제이고 연대이며 인간에 대한 존경이다. 제자들과 함께 하신 예수는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받는 사람들을 초대하신다. 멸시당하는 사람들에게 존엄성을 인정하고 있다. 사목행위 안에서 우리는 그 역동성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그처럼 우리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 백성의 성사성에 봉헌하고 있는 것이다. 3) 사제 생활의 메시아적 표징들 하느님 백성의 한가운데서 사제들은 복음에 따라서 가난한 자들의 메시아, 그리고 가난한 메시아의 표징을 계속해서 실현하도록 불림을 받았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이러한 모습은 우리 안에 계신 성령의 역사이다. 생명의 말씀인 인격과의 일치에서부터 우리는 예수께서 아버지로부터 파견된 자의 조건 안에서 사셨던 것과 마찬가지로 선교의 길로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다. 십자가의 복음은 부요한 수단과 권력에 의해서 선포된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순명과 죽기까지의 겸손에 이르도록 가난하고 겸허하게 되는 사랑에 의해 선포될 수 있다. 성 바오로의 말씀대로 하느님께서는 자기 설교의 바보스러움을 통해서 세상 모든 나라를 구원하기 원하셨다는 것을 우리는 증거해야만 한다. "세상이 자기 지혜로는 하느님을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지혜로운 경륜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전하는 소위 어리석다는 복음을 통해서 믿는 사람들을 구원하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1고린 1,21) 사도적인 효력의 길은 자기를 봉헌하고 희생하는 사랑의 길이다. 목자와 양떼들 사이의 상호 연관성 셈족에 있어서 안다는 의미는 추상적인 지식을 넘어서는 것이고 실존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무엇을 안다는 것은 구체적인 체험을 갖는 것이다. 고통을 이해하고(이사야 53,3) 죄(지혜 3,13)와 전쟁,(지혜 3,1) 평화(이사야 59,8) 그리고 선과 악(창세 2,9.17)을 안다는 것은 실질적인 참여의 문제이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인격적인 관계에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적인 연대성을 의미하고(신명 33,4) 또한 결혼 관계를 의미한다.(창세 4,1; 루가 1,33) 우리는 어떤 판단을 통하여 하느님을 이해하게 된다.(에제 12,15) 또 하느님과의 계약을 통해 그분을 알게 된다. 그분과 점점 친숙한 사귐을 통하여 그분을 또 다른 모습으로 알게 된다. 이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상호성은 하느님께서 주도하신다. 우리가 하느님을 알지 못할 때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우리에게 드러내시어 우리로 하여금 당신을 알도록 이끄신다. 하느님께서 주도하시지 않고서는 우리가 당신께서 약속하신 그 생명에 도달할 수 없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러한 하느님의 주도권을 거부했거나 또는 그들이 하느님을 이해하는 것이 형식적이고 외적인 것에 머물렀다. 유일한 목자이신 야훼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 하느님을 인식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희망은 그들이 어떻게 하느님을 이해했는가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그 희망은 이스라엘의 새로운 마음, 곧 회개를 전제로 하는 희망이다. 오직 사랑과 순종 안에서만 하느님과의 상호성에 다다를 수 있다. 이스라엘 예언자들은 하느님을 올바로 인식하는 이러한 전망 안에서 새로운 시대를 보고 있었다. "물이 바다를 뒤덮듯이 온 이스라엘이 야훼께 대한 인식으로 충만하리라."(이사야 11,9)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시편에서 노래하는 대로 신실하고 양순한 갈망으로 마음을 채워야만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상호 이해는 새로운 계약의 본질을 이룬다. 에제키엘 예언서 36,26-27과 37,13-14은 이러한 이해가 생명의 호흡을 드러내 주는 것으로 강조되고 있다. 사도 바오로에게 있어서 이해한다는 것은 믿는 사람에게 있어서 생명의 극치이다. 상호 인식이 하느님과의 계약 관계에서 본질적인 것이라면 여기서 그 인식은 생명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우리가 얼마만큼 예수님을 알고 있으며 그 앎을 바탕으로 하느님 백성 가운데서 어떻게 살고 봉사하고 있는지를 돌이켜보고자 한다. 복음을 따르는 진정한 제자로서의 사제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를 깨달아 아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은 그분과의 일치를 의미한다. 우리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을 통하여 우리의 사명을 찾고, 그들의 삶이 영원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파견된 것이다. 인간과 하느님 사이의 상호이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성령의 선물에 신뢰를 드려야 한다. 구체적 삶 안에서 그 인식을 성장시키고 섬세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착한 목자로서 교회의 사도적인 사명에 몰두해야만 한다. 성서적인 의미로 안다는 것은 인격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도 아니요, 사건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도 아니다. 안다는 것은 더 깊은 사귐을 위한 타인과의 만남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해 자기만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도들처럼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왜 그들만의 고유한 존엄성을 인정받고 싶어하는가? 우리 공동체 안에서 그들이 어떻게 인격적인 존엄성을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 혹시라도 우리는 그들을 흔히 있을 수 있는 처지로 방관하거나 사회의 문제로만 일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느님께서 인간을 이해하듯이 사람들을 이해하는 태도는 어떠한 것일까? 1. 내가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요한 13,14) 착한 목자와 그 양떼 사이의 관계는 상호 연관성을 지닌다. 착한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지 못하는 세상의 제자들이나 선택되지 않은 백성들은 착한 목자의 양떼인 제자들과 구별된다. "아직 우리 안에 있지 않은 다른 양떼들도 있다. 나는 그들을 인도해야 한다. 그들도 나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양떼도 목자도 하나일 뿐이다.(요한 10,16) 1)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는 것처럼 나도 아버지를 알고 있다 예수께서는 양떼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우리를 당신과 아버지의 관계로 초대하신다. 아버지께서 어떻게 아들을 이해하고 아들이 어떻게 아버지를 이해하는지 예수님의 삶을 살펴보도록 하자. 아들의 모든 것을 아시는 유일한 분으로서,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시며 아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 주신다.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인식은 아들에게 당신의 생명을 내어 주는 식이다. 착한 목자의 아들은 당신의 아버지에 대한 인식으로 양들을 위해 자기의 생명을 내어 준다. 착한 목자는 아버지를 알고 목자의 고유한 사명과 자기 존재가 아버지께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새로이 인식한다. 이와 같이 안다는 것은 자기 양떼를 위해서 아버지와 함께 느끼고 아버지의 사랑과 일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목자는 하느님 안에서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 안에서 양떼와 그 양떼 하나하나를 위해서 자기 계획을 분별하고 양떼의 가치를 이해한다. 착한 목자가 양들을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아버지 안에서이다. 안다는 것은 아버지의 일과 더불어 이루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순종하는 행위가 된다. 이 일은 시작도 없고 마침도 없는 영원성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가 되는 본질적인 사랑 안에서, 성령 안에서, 그리고 역사 안에서 이루어질 뿐이다. 파견된 사명의 수행은 늘 성령 안에서 아들과 아버지가 이루는 일치의 표현이다. 착한 목자는 아버지께로부터 끊임없이 생명을 선사 받는 목자이며 그 생명을 내어 줌으로써 아버지를 알게 된다. 안다는 것은 그러므로 사람들과의 감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거나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 그 이상의 것이다. 안다는 것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생명에 동참하도록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명을 내어 주는 사랑을 통하여 완성된다. 착한 목자는 양떼에게 영원한 생명을 내어 주기 위해 왔다. 예수께서는 "당신이 나에게 준 영광을 나는 그들에게 주었다."고 말씀하셨다. 선교 사명은 일치를 이루는 선물이며 양떼와의 연대성이다. 착한 목자를 알아보고 환영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이러한 연관 속에서 자기 존재를 영유하게 되는 가능성을 또한 취하는 것이다. 착한 목자는 자기 고유의 능력으로 양떼에 대해 책임지거나 죄의 사슬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이러한 유혹을 극복한다. 우리는 더 이상 율법의 시대에 살지 않고 성령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모습으로 그 착한 목자는 하느님과의 일치와 이스라엘 백성의 전통 안에서 생명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 백성에게 생명을 준다. 이렇듯 심미적이거나 사회학적인 것보다 더 심오한 상호 관계성이 성립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그리스도의 사명이 인간과 백성의 신앙을 확인시켜 준다는 사실이 더욱 깊이 이해된다. 착한 목자는 하느님께로부터 오고 그분께로 돌아가는 사랑의 역동성 안에 그 뿌리를 내려야만 하고, 그것은 인간에게 사랑의 응답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사랑은 착한 목자의 삶의 원천이고 마지막 목표이다. 하느님과의 일치, 그리고 사람들과의 일치와 연대성은 우리 사명의 원천이며 목적이다. 이 두 가지가 반복 수렴됨으로써 우리의 사명이 성취된다. 2) "양떼가 그를 따른다. 왜냐하면 그들이 목자의 소리를 알기 때문이다." 양떼는 목자의 목소리를 이해하고 목자는 그들을 하나씩 부른다. "마리아" 또는 "시몬"…. 양떼는 말씀이 만들어 내는 사랑으로 재창조된다. 이 말씀은 판단하거나 저주하지도 않고 생명의 기쁨에로 우리를 부르고 어떤 행동으로 우리를 불러 세운다. 그러나 모든 양떼가 목자의 소리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정확하게 말해서 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어서 사랑의 역동성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점에 관해서 우리의 시야를 넓혀 보도록 하자. 착한 목자는 아버지 안에서 양떼를 알고 양떼를 위해서 자기 생명을 내어 주도록 이끄는 순명과 일치 안에서 자기 양떼를 안다. "너희는 서로 영광을 주고받으면서도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 주신 영광을 바라지 않으니 어떻게 나를 믿을 수 있겠느냐?"(요한 54,44) 하느님의 양떼들은 아버지께서 보내신 착한 목자를 알게 되고 양떼들은 그 목소리를 듣고 뒤따른다. 이것은 우리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착한 목자가 하느님 안에서 자기 양떼를 이해해야만 하듯이 같은 모양으로 양떼도 하느님 안에서 목자를 이해하며, 착한 목자가 아버지를 향해서 이 세상에서 취한 그러한 길을 목자가 따라갈 때 양떼들도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목자가 자기의 고유한 영광만을 찾고 자기 양떼들을 지배하려고만 한다면 다른 양떼들을 새로이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목자가 진리와 연대성 안에서 관계를 유지하며 사는 것을 가정해 보자. 고독도 모순도 하느님의 양떼들을 지속적으로 부르는 데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왔고 그 양떼들만이 하느님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인간의 영광과 찬사를 추구하는 지도자는 목자가 아니다. 아버지께로 인도하는 존재다. 이것이 바로 목자가 찾고 하느님의 양떼가 그의 뜻을 따르는 하나 된 인식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늘 직면하게 된다. 나를 받아들임으로써 사람들이 맞아들이는 것이 바로 하느님이신가? 그들의 고유한 관심사 안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무엇을 찾고 있는가? 부모와 재판관들의 맹목성을 구분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 3) "아버지와 나, 우리는 하나이다."(요한 10,30) 착한 목자와의 완전한 일치가 자기 신뢰와 확신을 준다. 착한 목자인 예수의 체험은 쉽고 눈에 드러나는 그런 성공의 경험은 아니다. 그분은 많은 제자들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들은 스승을 포기할 뿐만 아니라 그를 믿던 사람들도 그에게 돌을 던졌다. 그렇지만 착한 목자는 계속해서 그의 사명에 신뢰를 가지게 된다. 착한 목자는 일치와 분별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그의 시선은 미래에 열려 있고 하느님께 의존하는 것으로 일한다. 착한 목자에게 신뢰를 주고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은 순간의 성공이나 일의 양이 아니다. 아버지와 일치 안에서 인식한다는 것은 목자의 자유의 길을 열어 보인다. 인간에 대한 우정과 부드러움의 표현인 목자의 눈물과 연민은 극복할 수 없는 고통은 아니다. 하느님은 항상 자기 백성의 목자이시다. 이러한 신뢰와 확신과 더불어 양떼의 목자는 늑대와 대면하게 되고 하느님의 집으로 양떼들을 인도하기 위해서 흩어진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사명을 추구한다. 바로 여기에 그 자유와 용기와 창조성이 자리한다. 그것을 지탱하는 것은 가장 강한 그분과 함께 하는 일치와 사랑이다. 2. 바오로는 하느님 안에서 양떼를 알고 있다 사도 바오로는 자기 공동체의 삶에 늘 정신을 집중하는 그런 사람이다. 사건을 쫓고 지속적으로 그들의 질문과 문제 안에 연계되어 있다. 그러나 사도 바오로의 인식의 질을 우리는 보아야만 한다. "우리는 이제부터 아무도 세속적인 판단으로 사람을 이해하지 않습니다."(2고린 5,16)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서 바오로는 근본적인 경험을 하였다. 자기의 무지를 의식하게 되고 그리스도의 신비를 이해하게 되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을 변화시켜야만 하고 하느님과 인간을 이해하는 자기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열정적이고 박식한 인간은 새로운 인식에 대한 배움을 동시에 가져야만 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인식이 전제된다. 하나는 세속적인 것이고 하나는 하느님에 대한 것이다. 육적인 인식은 자기 충족과 이기심으로부터 출발한다. 종교적인 영역에서는 더욱더 실감되는 이야기다. 자기 충족이라는 것은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대한 통제를 겸한다. 그 결과 타인에 대한 지배와 멸시를 낳게 한다. 바오로는 하느님과 세속적인 인간을 다 같이 이해하였다. 세속적인 인간은 약한 사람 위에 군림하기 위해 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는 율법의 명령에 순응하는 것으로만 만족하려고 한다. 사람들을 하느님의 시각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엇보다도 하느님에 대한 전승과 인간에 대한 겸허함을 전제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성령에 의해서만 하느님의 심오함을 깨닫게 됨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도 바오로 역시 그러한 인식을 받아 들여야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사도 바오로는 성령 안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인간은 존엄성을 지닌다. 하느님께 대한 인식은 사랑과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해되는 하나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한다. 바오로는 진정한 인식이 사랑으로부터 오고 사랑 안에서 자기에 대한 선물로 인도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하느님 안에서 이해한다는 것은 구원자의 길을 따름으로써 인간을 위하여 자기 삶을 내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해로부터 인내와 겸손과 양순함과 기쁨의 태도가 나온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한다. 1) 모든 교회에 대한 근심(2고린 11,28) 공동체에 대한 봉사에 있어서 바오로의 활동은 끊임없는 것이다. 성령 안에서 그가 탄생시킨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는 끊임없이 그들의 소식을 접하고 그들에게 사자를 보내고 오게 한다. 그는 길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교회 안에 그가 불러들인 사람들을 후원하고 있다. 그는 공동체에 어려움과 난관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이러한 이해는 공동체와 함께 부동의 연대성을 이룩해 낸다. 그는 또한 사이비 사도들에 의해서 자기 공동체가 위협받고 있을 때에 신앙 안에서 그들을 확신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만일 인간이 살고 있는 경험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복음을 선포하고 신앙 안에서 이것을 확신시킬 수 있겠는가? 공동체를 위한 사도 바오로의 이러한 이해는 주님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간단없는 기도 안에서 얻어진 것이다. 2) 바오로는 공동체의 사람들을 매우 잘 알고 있고 자기 제자의 공동체가 겪는 고통과 과업과 그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이 이해는 신앙 안에서 공동체를 탄생시키기 위한 사도 바오로의 자부적인 사랑으로부터 비롯된다. 사랑은 이해하고 하느님의 눈으로 볼 때 다른 사람의 삶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으로 신앙인은 사도의 삶 한가운데에 그리고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의 성취와 영광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사람들 안에 있게 된다. 새로운 관계가 성령 안에서 성립된다. 우리는 인간의 화목을 이루는 과정 속에서 동시에 무한히 그러한 인간성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사랑 안에서 사도 바오로는 자기 자녀들을 완성으로 이끌려고 노력한다. 그는 어머니의 부드러움과 아버지의 엄격함으로 그들을 지도한다. 3) 어떤 가능한 응답을 위한 투쟁 자기의 나약함과 모순을 의식한 사도 바오로는 자기 백성과 형제들에 대한 모순과 나약함에 대한 연대성을 지니고 있다. 가능하면 모든 이에게 그렇게 되도록 힘쓰고 있다. 바로 이런 구체적인 모습이 그리스도와의 일치 속에서 사는 길이다. 사도 바오로에 있어서 신앙인들의 나약함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양순함과 인내 안에서, 그리고 그러한 투쟁에 동참하는 길일뿐만 아니라 사랑의 투명성에 참여하는 길이다. 그의 계획은 가능하면 최대한도로 하느님의 정의에 접근하려는 것이고, 그래서 그는 종의 모습으로 살고 있으며 아버지의 뜻과 일치해서 살고 있다. 그는 또한 하느님께 응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든 이에게 주려는 투쟁에 동참한다. 그것이 하느님께서 에제키엘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나약한 사람들을 돕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나약한 사람들과의 연대성은 하느님과의 일치를 드러내고 함께 사는 목자의 고유한 모습이다. 우리가 원하는 하느님과의 일치가 새로운 모습으로 하느님의 백성을 알게 한다. 세속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눈으로 본 이해이다. 3. 사목적인 이해의 상호 연관성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목자에 대한 이해는 저널리스트나 사회학자나 심리학자 또는 호기심에 가득한 인간에 대한 이해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자기 양떼를 이해하고 있는 목자는 자기 양떼와 자기 존재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자기 이해는 사랑에서 비롯되고 연대성과 사랑에로 이끌려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목자는 하느님의 정체를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에 의해서 받아들인다. 사목적인 일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상호 연관성을 일구어 내는가? 우리는 어떠한 태도들을 발전시켜야 하며 우리가 택해야만 되는 방법들은 과연 무엇인가? 1) 사랑은 늘 신뢰를 가진다. 세상과 교회, 그리고 양떼와 목자가 우정에 찬 상호 연관성을 창출해 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확실한 신뢰를 구축하는 길이다.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사람은 오래 참아 주고 봉사하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하는 등등이다.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소망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자기 양떼와 더불어 사는 착한 목자의 신뢰 앞에 서 있다. 사랑의 신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그 하나는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는 목자가 그 양에게 보내는 신뢰이다. 그는 한 번도 그 양을 결정적으로 잃어버렸다는 것을 인정치 않는다. 그는 그 양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자기 어깨에 메고 돌아오면서 그 안에 자기의 희망을 완전히 드러낸다. 그는 저주하지도 판단하지도 않으며 그에게 새로운 신뢰를 부여한다. 끊임없이 그를 믿는 이러한 신뢰는 인내와 봉사의 태도를 지닌다. 그가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그는 실망하지 않고 그가 즉시 대답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실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교회의 목자들에게서 그들을 위한 신뢰가 결여되고 사랑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결여되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신뢰하는 사랑은 모든 것을 견지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랑은 언제나 신앙과 희망과 신뢰의 행위이다. 그러나 신뢰의 상호성을 근본적으로 이루고 있는 두 번째의 의미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 신뢰하고 자유롭게 하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랑은 다른 사람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소망하고 그에게 그렇게 주는 것이다. 사랑은 타인을 요구하고 우정과 그 응답을 추구하는 것이다. 신뢰의 관계를 위해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길이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들어가기를 원하지만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경험 속에 머물러 있다. 우리는 우리의 나약함과 내적인 풍요성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신뢰라는 것은 상호 연관성을 낳도록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결여될 때 가난한 사람들은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본당 신부여, 나에 대해서 무엇을 원하는가?" 그들은 이내 방어적이 되고 우리를 즐겁게 하려고 답변을 찾을 것이다. 우리 마음에 드는 답을 들려 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된 존경이고 진정한 우정이란 없는 것이다. 2) 인간들과의 대화 사람들과 더불어 교회와 목자의 대화는 한없는 배움이다. 육화하신 말씀 안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가지며 사는 것이며 말씀이 우리 모두를 하나로 일치시키는 그러한 상호 교환의 삶을 사는 문제이다. 이 대화는 연대성에 출발하고 사랑 안에서 끝까지 발전한다. 말씀은 다른 사람의 제약을 받는다. 그것은 외적인 의미의 제약이 아니라 존재를 구성하는 무엇과도 같은 제약이다. 그것은 진정한 만남, 연민, 다른 사람과의 운명을 나누는 시작이다. 그를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정체를 획득하고 유태인과는 유태인이 되고 희랍 사람과는 희랍 사람이 되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과는 가난하게 되는 것, 이것이 출발점이다. 육화한 말씀이 역사에 개입하고 구체적인 인간 문화와 역사에 개입하였다. 이것이 대화를 시작하는 인간의 내면 세계이다. 마치 형제들 가운데 한 형제인 것처럼,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매우 중요해 보인다. 왜냐하면 말씀이 우리가 서로 교환하는 그 뿌리와 한가운데에 있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양들은 우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회와 목자들은 연민의 정을 갖거나 흥미를 지니게 되겠지만 구원의 대화는 되지 못할 것이다. 진정한 대화는 자신의 말씀과 함께 모든 것을 바라면서 모든 것을 꽃피우려 노력하며 앞으로 나아갈 때 가능해진다. 이것이 구원의 공동체를 이루는 기초이다. 3) 가난한 자들과 더불어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방법들 서두르거나 관료적인 그러한 움직임은 결코 구원을 위한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없다. 하느님의 양들은 그들의 능력과 관대함을 탐구할지는 모르지만 거기에서 진정한 목자를 이해할 수는 없다. 양떼는 그들의 본성상 목자의 말씀 안에서 말씀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사제는 자기 직무와 다른 사람 안에서 복음 3덕의 신앙을 살아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를 만나러 오는 것처럼 사제는 다른 사람을 맞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관계가 비롯되고 사람들이 그들 사이에 가지고 있는 다른 종류와 비교가 되는 전혀 새로운 그런 관계가 된다. 우리를 일치시키는 성령 안에서 맺어지는 관계이고 우리를 함께 이룩하고 건설하는 그러한 관계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모습으로 이루어지는 관계이다. 4) 마음속으로 만남의 사건을 유지하고 묵상하는 것 마리아는 만남과 여러 사건들을 체험하게 된다. 만남과 사건들은 사물을 바라보는 즉각적인 양식과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을 만날 때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드러난다. 그들과의 만남은 일상적인 어떤 계획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모든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이해하려는 의지와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과 길은 항상 우리의 것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시간이 따로 있다.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은 그분이시고 마지막 날에 이행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가난한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삶이 하느님의 비밀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속에 그들을 자리하게 하는 것이다. 사랑스럽고 의문에 찬 침묵 속에서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그들의 삶의 의미와 그들의 행동, 그들의 말씀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할 것이다. 아무도 가난한 사람 안에 활동하시는 말씀의 역동성을 통제할 수 없다. * 편집자 주 : '95.8월 대전 교구 사제 연피정 때 하신 강의 중 두 개를 발췌하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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