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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투자자-정부 제소권
"[집중점검]한ㆍ미 FTA의 뜨거운 쟁점, '투자자 정부 제소권'" 1843 기본권보다 투자자 이익 우선vs노동 및 환경 기준 저하 방지 명시 지난 1998년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한 기업으로부터 제소를 당해 국제 법정에 서야 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그 이유는 자국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독한 것으로 알려진 한 가솔린 첨가제를 쓰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했다는 것. 사건의 발단은 가솔린 첨가제 MMT(가솔린 첨가제, 뇌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알려짐). 당시 캐나다에서는 MMT가 배출제어장치에 손상을 주고 배출량을 늘려 환경오염을 가중시킨다는 것과 인체에 심각하게 유해하다는 주장이 캐나다 자동차 업체들과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어 캐나다 정부는 MMT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고 캐나다 의회도 이를 통과시켰다. 그러자 MMT 제조사인 미국의 에틸(Ethyl)사는 캐나다 정부가 확실한 근거도 없이 MMT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어 자사의 이익을 침해했다며 캐나다 정부를 지난 1998년 UNCITRAL(국제상거래법위원회, United Nation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Trade Law)에 제소해 1300만 달러(130여억 원)를 받아냈다. 그리고 캐나다 의회는 제정한 법마저 폐기해야 했다. 이렇게 된 법적 근거는 NAFTA 11장 투자조항으로 여기에는 “투자기업은 투자 기업에 손해를 끼친 정부를 국제분쟁위원회에 직접 제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미국의 메탈클레드(Metalclad)사는 지난 94년 산업 폐기물을 치워주고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준다는 조건 하에 멕시코 연방정부의 허락을 받고 인구 1200여명의 가난한 마을인 멕시코의 꽈달꽈사르 마을에 위험 폐기물 매립장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산업 폐기물을 치우지 않고 방치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의 식수인 지하수가 오염돼 기형아 출산이 계속됐고 암으로 죽는 사람이 속출했다. 이러자 주민들은 메탈클레드(Metalclad)사의 철수를 강력히 요구했고 San Luis Potosi 주정부는 위험 폐기물 매립장 공사를 중지시킨 다음 이 지역을 생태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메탈클레드(Metalclad)사는 NAFTA 11장 조항을 근거로 지난 97년 멕시코 정부를 ICSID(International Center for Settlement of Investment Disputes,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에 제소해 1600만 달러(160여억 원)를 받아냈다. 피해는 피해대로 입고 가해자에게 보상을 받기는 커녕 도리어 보상을 해주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멕시코 정부는 당한 것이다. 한ㆍ미 FTA 협상이 본격화 되면서 타국 정부와 직접 계약 관계도 없는 투자자가 모국과 타국 사이에 맺어진 FTA를 근거로 타국 정부를 국제 법정에 제소할 수 있는 ‘투자자 정부 제소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나석권 재정경제부 통상기획과장은 6일<업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한ㆍ미 FTA협상에서 미국은 '투자자 정부 제소권'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해 만약 한ㆍ미 FTA가 체결된다면 ‘투자자 정부 제소권’이 도입되는 것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현재 ‘투자자 정부 제소권’은 우리나라에 있어 너무나 위험한 제도라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우선 ‘투자자 정부 제소권’은 위의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 외국투자자의 이익을 자국민의 건강권이나 환경권 같은 기본권보다 더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행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지난 5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미국도 04년 개정된 양자간 투자협정(BIT) 표준모델에서 투자촉진을 이유로 노동 및 환경기준이 저하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며 “공공보건, 안전, 환경 등 공공 후생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규제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국제중재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6일<업코리아>와의 통화에서 “NAFTA에도 그런 규정이 있지만 실질적인 사례를 보면 그런 규정들은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무시돼 왔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즉 ‘투자자 정부 제소권’이라는 제도 자체가 한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자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자국의 법정이 재판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제3의 국제법정에서 재판을 하게 된다는 것 자체가 자국의 주권침해라는 것. 정부는 ‘투자자 정부 제소권’에 대해 “이것은 상호주의를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한 외국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에 투자한 우리 투자자도 동일한 혜택을 누리며 안정적인 투자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국제사회의 현실을 너무도 모르고 하는 말이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미국은 캐나다와 NAFTA를 맺은 후에도 캐나다 산 목재 수입이 급증하자 NAFTA를 어겨가며 캐나다 산 목재에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캐나다는 미국 정부를 WTO에 제소했고 그 결과 미국 정부는 패소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여전히 캐나다 산 목재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태인 전 비서관은 “이렇게 강대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제협정이나 국제법을 얼마든지 어길 수 있는 것이 국제사회의 엄연한 현실”이라며 “실제로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FTA를 맺은 후에도 상계관세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횟수가 오히려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태인 전 비서관은 “이런 현실에서 한국 투자자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 정부 제소권’을 행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런 현실에서는 국제법정에서의 재판도 공정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미국 정부는 NAFTA가 발효된 뒤 NAFTA 11장 조항에 의해 하게 된 모든 국제법정에서의 재판에서 진 적이 없고 승리는 모두 미국 기업의 몫이었다. 또한 미국에 진출한 한국 투자자 수보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미국 투자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이번 한ㆍ미 FTA협상에서는 외국인 직접 투자 외에도 투기성 단기자금이나 지적재산권 같은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분야 또한 투자로 간주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 정부 제소권’이 도입되게 되면 우리 정부는 수많은 분쟁에 휘말리게 돼 막대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 외에도 ‘투자자 정부 제소권’에 의해 이루어지는 국제 법정에서의 재판은 상소의 기회가 없고 재판도 철저히 비공개로 이루어진다는 점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스라엘과 호주는 미국과 FTA를 체결할 때 ‘투자자 정부 제소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투자자 정부 제소권’의 실효성에 있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정태인 전 비서관은 “세계은행 연구 자료를 보면 ‘투자자 정부 제소권’ 때문에 외국인 직접 투자가 늘었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한ㆍ미 FTA협상에서도 ‘투자자 정부 제소권’을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광효 기자 [중도와 균형을 표방하는 신문-업코리아(upkorea.net)] [출처] [집중점검]한ㆍ미 FTA의 뜨거운 쟁점, '투자자 정부 제소권'|작성자 남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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