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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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2004-10-10 (일)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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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예수(요약)

역사적 예수 pp292-351


4 예수와 스승: 세례자 요한

원시 그리스도교 전승은 예수가 개인적인 카리스마를 갖게 된 것과 세례를 연결짓는다.  이 사건은 예수가 세례자의 선포- 임박한 심판에 대한 믿음,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 죄를 용서 받는 것에 대한 믿음 -에 동의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예수의 선포는 세례자와는 다른 강조점들이 눈에 띈다.
1. 세례자 요한의 삶과 가르침과 자기이해
2. 예수의 세례에 대한 원시 그리스도교 전승
3. 세례자 요한과 예수 비교
4. 세례자 요한의 추종자를 넘어서는 예수의 발전

1. 세례자 요한의 삶과 가르침과 자기이해
1) 세례자 요한에 관한 자료와 평가
복음서와 사도행전 에 나타난 세례자 요한의 이미지는 매우 다면적이고다양한 갈래 전승(미르코, Q, 마태특수자ㄹㅛ, 루가특수자료, 요한, 도마 복음)에 의해 구성되었다.
그리스도교 자료의 공통적인 특징은
예수 역사와의 연관 속에서만 세례자에게 관심을 두기 때문에 그를 예수와 과도하게 연결 시키며, 예수의 우월성을 주장한다.
요세푸스의 기록은 이러한 경향은 벗어나지만 그리스-로마 철학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세례자 요한을 지나치게 자기시대의 기대와 가치기준에 맞춰 그려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2) 세례자 요한의 역사적 위치

요세푸스의 「유대고대사」
원시 그리스도교 자료
1. 출신
출신과 배경에 대해 침묵
루가1장 : 제사장 가문 출신
2. 출현 및 죽음의 시점
36년 헤로데 안티파스가 나바티아의 왕인 아레타스와 전투를 벌여 패배하기전, 확실하지 많은 시기에 마카이루스 요새(베레아)에서 처형당함
루가3,1:티베리우스황제 제위15년=28년경 출현
예수가 갈릴리에서 활동하던 시기(마르6,14-29)=주후 30년 초반 이전에 갈릴리(티베리아)에서 처형당함
3.처형동기
정치적 동기: 세례자 요한의 설교가 사람들을 자극하여 소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여 두려워했다. 요한응 순전히 헤로데의 의심하는 성격 때문에 희생
사적인 동기: 마르6,17-29에 의하면 세례자요한이 헤로디아와 안티파스의 결혼을 비판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재구성
① 세례자 요한의 탄생과 가정 배경
- 요한은 제사장 가문 출신
-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광야에 머물렀다(루가 1,80)
  이것이 에세네파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접촉점
   성전과 거리를 두었다. 광야에 있었다.
   신학적 범주로는 회개와 물속에 잠기는 것을 연결시켰다.
   에세네파는 엄격한 규율에 맞춰 토라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며 매일 정화의 목욕을 해야     하는데, 요한에게는 단 한번 세례를 받는 것으로 심판으로부터의 구원을 약속

② 요한이 28년경에 등장 했다가 처형당하고, 그 후 예수가 활동을 시작
③ 세례자 요한이 처형당한 상황
  처형의 책임은 헤로데 안티파스에게 있다.
  처형장소는 요한이 세례를 베풀었던 요르단강 동쪽 근방으로 나바티아와 경계를 마주한 베레아의 마카이루스 성
  처형의 정치적 배경에는 인근 나바티아인들과의 영토분쟁에 있다
    유대인들은 나바티아의 왕인 아레타스왕과의 전쟁에서 헤로데가 패한 것을 요한의 죽음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이라고 생각

3)세례자 요한의 가르침

요세푸스의 「유대고사」
원시 그리스도교의 자료들
1. 설교
윤리적 설교가 지배적
두가지 기본적인 덕을 가르치는 헬라적 철학자
- 상호간의 공의, 즉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덕
- 하느님 앞에서의 덕, 즉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요구되는 덕
세례자 요한의 종말적이고 메시아적인 설교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는다.
종말적이고 메시아적인 설교가 지배적
회개를 촉구하는 유대교 예언자(마르,Q)
- 하느님의 분노와 심판이 임박(마태3,7/루가3,7Q)
- "더 강한 분”이 올 것이다(마르1,7;마태3,11/루가3,16Q, 요한1,27;사도13,25)
- 그분은 성령(마르1,7;1,33), 혹은 불과성령(마르3,11/루가3,16Q)으로 세례를 베풀 것이다.
- 그분은 심판을 완수하고 구원의 도래를 가져올 것이다(마태3,12/루가3,17Q)
세례자 요한의 윤리적 설교는 퇴조하여다음과 같은 언급만을 남긴다.
- 안티파스와 헤로디아의 결혼이 율법에 어긋남을 지적하고 비판(마르6,17-18)
- 다양한 사람들에게 행한 연설(루가특수3,10-14)
2. 세례
세례는 정화의 의식이다. 성례전이 아니다.
[하느님이 받을 만한] 세례는 죄의 용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몸의 정화를 위한 것이다. 이는 이미 영혼이 의로운 행동으로 깨끗해 진 것을 전제한다.
세례는 하느님의 진노의 심판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해 줄 수 있는 종말론적 성례전이다.
하느님은 요한을 통해서 죄를 용서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마르1,4)를제공한다.
이것은 죄의 고백(마르1,5)을 전제로 하며 다음으로 “회개에 알맞는 열매”를 요구한다(마태3,8/루가 3,8)

1. 윤리적 설교인가 종말론적 설교인가?
요세푸스는 유대교 종파를 헬라 철학의 학파와 대비시키던 자신의 습관에 맞게 세례자 요한을 헬라주의적 덕(Tugend)을 가르치는 스승으로 묘사한다. 그 영향력 있는 설교가를 “조심스럽게” 처형한 사실이나, 세례자 요한을 종말론적이고 메시아적 메시지를 가진 예언자로 이해하고 있는 그리스도교 자료와 비교해 볼 때, 요세푸스의 진술에 요한이 펼친 가르침의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다는 것은 매우 이상하게 보인다. 요세푸스는 로마인들이 혐의를 두고 있던 유대교의 종말론적인 특징에 대해서는 함구하려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전승을 의도적으로 회피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전승을 재구성하여 쓸 수 있는 자료는 그리스도교 자료 뿐이다.
(1) 마르코와 Q 자료는 요한이 온 이스라엘에 메타노이아(μετάνοια)를 촉구한 회개설교자
였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그는 민중들, 특히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여기던 사람들(세리, 창녀, 군인)에게 커다란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동시에 이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았다. 특히 종교 엘리트들의 반발이 두드러 졌다. (마태11,18/루가7,33; 마태21,31-32/루가7,29-30;루가3,10-14)
(2) 세례자 요한의 심판 설교는 구약성서 및 묵시문학적 심판예언과 많은 관련을 맺고 있으며, 오직 Q 자료에만 나타나는데(마태3,7-10,12/루가3,10-14), 그리스도교적 시각에서 개작된 흔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도끼가 이미 나무 뿌리에 닿았다는 이미지는 아브라함의 자손들조차 피할 수 없는 분노의 심판이 온 이스라엘의 눈 앞에 와 있음을 선포한 것이다. 죄를 용서해 주는 세례와 “회개에 합당한 열매”만이 열매없는 나무로서 불 속에 던져질 운명을 돌려 놓을 수 있다. 마태 3,10과 그 평행구에서는 심판에 대해 수동태로 진술되어 있으며 하느님은 심판자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마태3,12와 루가 3,17에서는 앞에서 소개된 “더 훌륭한(강한) 분”이 타작 마당의 곡식을 깨끗이 가려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R지지 않는 불에 태운다. 이 구절은 심판 저 너머 있는 구원이 구원받은 사람을 기다리고 있으며, 세례자의 어두운 설교는 이스라엘의 존속과 회복에 기여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도대체 이런 심판과 구원을 가져올 사람은 누구인가?
(3) 세례자 요한의 메시아 설교
요한 뒤에 오는 요한보다 훌륭한 분에 대한 선포는 모든 그리스도교 문헌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이것은 아주 오래된 전승에 속한다. 하지만 그것의 원래적 형태와 의미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더 훌륭한 분” 혹은 “오는 분” 이 하느님인지, 아니면 메시아적 중재자인지, 그리고 이 인물이 마지막 때에 수행해야 할 임무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더 훌륭한 분”이 하느님이라는 주장
- 하느님이 심판자라는 암시가 이미 마태3,7-10Q 에 나타난 있다. 마태 3,12Q 에 나오는 소유대명사(‘그의 타작 마당’, ‘그의 곡식’, ‘그의 곳간’)는 예외없이 하느님을 가리킨다. 칠십인역 성서에서 훌륭한 사람(ὁ ἰσχυρος)라는 표현은 빈번히 하느님의 이름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더 훌륭한 분이 하시는 일은 전통적으로 하느님이 하는 일(이사27,12-28; 예레13,24;15,7; 말라3,19)이다.
- 더 훌륭한 분이 베푸는 불의 세례는 때대로 유일하게 근원적인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것은 분명 3,10에 나오는 불의 심판과 관련을 맺고 있다.
- 종말론적인 성령의 세례는 - 그리스도교가 첨가한 것이 아니라 근원적인 것이라면 - 구약성서를 비롯하여 그와 동시대의 유대교 문헌에 나타난 하느님의 종말론적인 행위(에스36,25-27; 요엘 3,1-5; 희년서1,23; 1QS IV,21)에서 그 모델을 찾을 수 있다.

“더 훌륭한 분”이 하느님과 구별되는 중재자라는 주장
- 세례자 요한과 그보다 “더 훌륭하고” 열향력이 있는 세례를 베푸는 사람과의 비교관계는 이 두사람의 차이가 단지 등급적인 차이임을 보여준다.
- ‘신발을 들고 다닌다’(마태3,11)거나 ‘신발 끈을 풀어드린다’(마르1,7)식의 표현은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로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많다.
- 세례자 요한이 예수에게 던진 질문-“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은 이 땅 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재자의 존재를 전제한다

이러한 상반된 입장을 어떻게 평가 할 수 있을까?
세례자 요한은 메시아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 일반적으로 우세하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을 하느님의 전령으로 이해했으며, 메시아적 존재에 대한 언급은 그리스도교적 해석으로서 원래는 하느님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나중에 그리스도교에서 그 의미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Q자료가(혹은 역사적인 세례자 요한이) 절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ὁ ἰσχυροτερος
는 일상어에서는 초상급인 ‘가장 훌륭한 분’, ‘지극히 훌륭한 분’과 상응한다. 그렇다면 요한과 하느님을 비교하는 불쾌한 일은 없어진다. 신발을 들어줌에 대한 말은 제2단계에서 첨가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세례자 요한의 질문에는 역사적인 요소가 없다. 마르1,7; 마태3,11b.cQ는 모두 그리스도교의 작업으로 평가된다. (J.Gnilka....)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복음서 저자가 기술하는 세례자 요한의 기대는 결코 원시공동체의 그리스도론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ὁ ἰσχυροτερος(더 훌륭한 분)이나 ἐρχόμενος(오시는 분)는 그리스도교 이전에 메시아적 호칭으로 사용된 증거가 없다. 여기서 선포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추측은 요한의 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복음서 저자들의 일관된 진술 때문이다. 루가는 더 훌륭한 분에 대해 언급하기에 앞서 그리스도라는 호칭을 포함시키기까지 했다.(루가3,15)
요한이 오시는 그 분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하느님/종말론적 사건에서 대리자 역할을 감당할 메시아적 인물을 지칭하는 요소들을 나란이 놓는 것은 그리스도교와는 별개로 유대교적 메시아 대망 사상의 틀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R.L. Webb은 유대교 역사 속에서 기다림의 대상이었던 “심판/회복의 인물들”(왕적인 메시아, 제사장적 메시아, 천사장 미카엘/멜키세덱, 사람의 아들, 다시 살아난 엘리야)을 영구하는 한편 이들과 야훼의 관련성을 연구했다. 여기서 야훼는 천상의 존재이며, 지상에서 권능을 부여받은 대리자들의 뒤에는 야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야훼와 그의 대리인을 교대로 언급하는 일은 메시아적 텍스트에서 특별한 일이 아니며, 오히려 규칙에 가깝다. 이에 맞추어 요한은 하느님의 급박한 심판과 구원을 곧 오게 될 대리자가 성취할 것이라고 말한다. 불과 성령으로 세례를 주는 이의 기능에 대해 살펴보기에 앞서 요한이 베푼 세례의 의미를 논구하자

2. 그리스도교 문서들은 요한의 세례를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
그 세례는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마르1,4)이며, 죄의고백(마르1,5)으로 나타나는 참회와 회개의 다짐, 이후 선하게 살아가려는 의지(“회개의 열매”)를 전제로 죄의 용서를 중재하는 성례전이다. 따라서 세례는 그것 자체 만으로는 “마술적:효과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세례는 특별한 신적 은총을 상징한다. 눈 앞에 닥쳐온 심판을 맞아 회개의 의식을 행하고 자비를 베푸는 등으로 심판에 대비할 기회를 얻지 못한 죄인들에게 세례는 구원에 이르는 길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하면
세례는 어떤 죄를 용서하기 위함이 아니라 단지 육체의 정결을 위한 것이다. 영혼을 정화해 주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다. 요세푸스는 세례를 성례전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몰랐고 그것을 거부했다. 세례는 그에게 미신적인 것으로 비쳤던 것 같다. 특히 요세푸스는 세례가 종말의 시간을 위한 대비책으로 등장하는 종말론적 맥락을 회피한 사람이었다.
요한의 세례는 유대교의 일반적인 침례와 유사하다. 요한의 세례에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던 정결의식과는 다른 요소, 두가지 특징이 있었다. 그것은 세례행위의 일회성과 요한 자신의 중재역할인데, 이런 특이함 때문에 요한에게는 “세례자”라는 별칭이 붙었다.
세례가 죄를 용서하는 능력이 있다는 생각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느낀 것은 요세푸스만이 아니었다. 그리스도교 자료 중에서도 마르코와 루가 만이 그능력에 대해서 언급한다(마르1,4;루가3,3). 마태는 “죄를 용서하기 위한”(εις ἄφεσιν ἁμαρτιων)이라는 문구를 요한의 세례와 관련해서는 삭제하고 예수 죽음의 의미를 말하는 최후의 만찬의 맥락에 삽입했다(26,28). 요한 복음 기자는 세례자 요한의 입을 빌어 예수는 이 세상의 죄를 지고 가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수많은 상대화의 시도를 감안할 때, 우리는 요한이 스스로 자신의 세례를 죄를 용서하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으리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요한의 세례는 이미 선포된 성령의 세례(마르코) 및 더훌륭한 분이 베푸는 불과성령의세례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그 중 세가지가 돋보인다.
- 우리가 가진 자료들 중 어디에도 원래적 형태가 보존 되어 있지는 않다.
세례자 요한은 단 하나의 불세례, 즉 마태3,10.12에 불로 상징화한 심판을 선고했다. 물세례와 불세례는 반명제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전자는 후자에 의해 구제된다. 성령세례에 대한 약속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교적 세례의 우월성을 내세우기 위해서 세례자 요한의 입에 가탁한 것이다.
- 가장 오래된 형태를 보존하고 있는 것은 마르코복음이다.
세례자 요한은 성령의 세례를 선포했고, 이로써 구원의 때에 성령을 부어줄 것을 약속한 예언자적 선언(에스36,26f; 요엘3,1-5; 희년서1,23; 1QSIV,20-22)과의 연계성을 확보했다. 여기서 물세례는 성령세례가 이루어낼 일의 상징이자 기다림의 의미가 있다.
- Q자료는 불과 성령의 세례에 대한 요한의 원래적인 선포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세례에는 심판과 구원이 나란히 제시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다음 구절에서 알곡은 거두어 들이고 쭉정이는 태워버리는 이미지로 나타난다.
마르코 자료는 세례자의 심판설교에 대해 계속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더 훌륭한 사람에게 배타적으로 주어진 구원기능과 그의 세례에 대한 진술은 일관성은 있지만 역사적으로 신뢰할 만한 것은 되지 못한다. 순전한 불세례는 하나의 재구성이다. 그리고 이것은 세례자 요한의 세례는 영생을 약속해 주는 것이기에 더 훌륭한 분의세례, 즉 회개치 않은 사람을 없애버리는 세례보다 나은 것이라는 역설적인 결론을 낳을 수 있는 자료들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Q는 세례자 요한의 설교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것 같다. 신적인 대리자는 최후심판(불세례)을 이루어내고, 요한의 세례를 통해 보증을 받은 사람들에게 영을 부어 줌으로써, 심판의 선언과 구원의 약속을 연결한 요한의 활동을 더 월등한 형태로 완수하게 될 것이다.

4) 세례자 요한의 구원사적 위치 : 그리스도교의 세례자 요한 이미지와 요한의 자기 이해

요세푸스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그 시대의 유대인들은 요한을 합법적인 하느님의 사자로 인정했으며, 요한이 처형된 것에 대한 심판으로 하느님이 헤로데 안티파스의 군대를 패하게 했다고 생각했다.
요세푸스는 세례자 요한의 자기이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단지 원시 그리스도교 자료들을 통해 추론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그리스도를 최종 목표로 상정한 구원사의 틀에 세례자 요한을 끼워 맞추려는 요소들을 우선 걷어내야 할 것이다.
(1) 세례자 요한을 그리스도교식으로 도용한 가장 극단적인 예는 요한 복음이다.
요한은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의 증언자다(1,7-8.15.29-34). 요한은 자신을 가리키는 모든 호칭을 - 심지어 ‘예언자’라는 호칭까지도 거절한다(1,19이하). 요한의 세례는 예수를 이스라엘에게 알리는 것이며(1,31) 예수는 성령으로 세례를 줄 것이다(1,33). 요한복음에서 요한과 예수는 여러차례 대조를 이룬다(1,7-8; 3,30-31; 10,41등). 세례자 요한을 메시아로 떠 받들던 제자 집단과그리스도교 공동체 사이의 실질적인 경쟁상황이 그 배경을 이루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자료들을 전체적으로 종합해 볼 때 요한이 예수를 직접적으로 증거하지는 않았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분명하다. 요한이 예수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본문들 가운데 역사성이 있는 유일한 본문은 세례자의 질문(마태11,2-6/루가7,18-23Q)이다. 이 질문은 감옥에 갇혀 있던 요한이 자기가 선포했던 심판, 즉 천상의 재판관에 의한 심판이 이루어 지지 않은데 회의를 품고, 혹시 예수가 - 지금까지 요한 자신이 전혀 다르게 선포해 왔던 - 그 올 분인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고려하게 되었음을 보여 준다. 의심이 담겨 있는 요한의 질문과 예수의 간접적인 대답 그리고 행복선언과 같은 형태로 표출된 책략적인 경고(“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 나아가 이에 대해 요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기록이 없다는 사실은 부활 이후 교회의 선포와는 배치되지만 역사적인 상황과는 잘 어울린다. 한마디로 요한은 예수의 증언자가 아니었다.

(2) 복음서 기자의 표현 가운데서 특히 그리스도교적 요소들을 떼어 낸다면 우리는 요한의 자기 이해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그리스도교적 요소들은 요한을 예언자적 선구자요 예수의 길을 예비하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 출애 23,20; 말라3,1;이사40,3과 같은 성서인용은 - 어떤 것은 예수가 직접 한 것이고 어떤 것은 복음서 기자의 주석이다 - 세례자의 인물됨과 설교에 대한 것이다. 그는 하느님의 보냄을 받은 사람으로, 광야에서 주님(κύριος =예수)의 길을 예비하는 사람이다(마르1,2-3; 마태3,3; 루가3,4-6; 마태11,10평행구Q).
- 엘리야 유형론(Elia-Typologie) 역시 요한을 선구자로 해석한다. 요한은 종말전에 나타날 엘리야(Elia redivivus)와 동일시 된다. 예수의 입에서 나온 은폐된 암시(마르9,13)를 마태17,13과 11,14는 엘리야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했다. 루가는 이 구절을 삭제하는 대신 유아기 설화에서 성령에 감동된 즈가리야와 천사들의 입을 통해 말라3,1.23과 이사40,3(루가1,17.76)을 확실하게 인용한다.
- 요한과 예수의 병행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마태복음 기자는 요한과 예수가 문자적으로는 일부 똑같은 가르침을 폈다고 진술한다(3,2/4,17; 3,10/7,19; 12,33 이하; 21,32/5,20). 마태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 예수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 성서에 예언된 신적인 필연(9,9-13)으로 해석한다. 루가의 경우는 결국 탄생의 이야기까지도 병행시킨다.
여기에는 분명히 그리스도론적인 경향이 나타나 있으며, 이것은 물론 세례자의 자기 이해와 관계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인 화자는 세례자 요한이 스스로를 하느님의 마지막 사자(使者)요, 최후의 심판과 이스라엘의 회복에 앞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할 하늘의 심판자로 이해했음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 성서 인용에 관해서는 세례자 요한이 이사 40,3을 자신의 소명과 연결지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쿰란 공동체의 문건에서 이것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는 점으로 보아 이 본문은 마지막 때의 임무, 즉 광야에서 하느님의 도래를 기다리는 것으로 이해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엘리야 유형론 또한 역사적 요한에 의존하고 있다.
세례자 요한이 예언자로서의 자기이해를 갖고 있었다는 점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예수와 다른 청중들도 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요한이 자신을 최후의 심판 이정의 마지막 예언자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곧 자신을 말라3,1.23-24에 나오는 다시 살아난 엘리야로 이해한 것이라는 추론으로 이어 질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다.
- 선구자와 그리스도의 생애를 병행시켜 놓은 것은 물론 복음서 기자들의 회고적 창작이다. 그러나 여기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세례자와 예수의 가르침 가운데 일치하는 것들이 만히 발견되며, 두 사람의 생애에 비슷한 점이 있고, 두 사람 주위에는 제자 집단이 있었으며, 종교 엘리트들을 반대했고, 따르는 민중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 두사람은 비슷한 기대와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이 지배자들의 손에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는 사실도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병행은 세례자가 예수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는 것에 대한 증거가 아니라 예수와 스승 요한 사이의 연속성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역사적이다.
원래 스승(요한)과 제자(예수)의 관계였던 것이 선구자와 메시아의 관계로 바뀌는 과정이 예수가 살아 있을 때부터 이미 시작되었던 것 같다.

2. 예수의 세례에 대한 원시 그리스도교 전승

예수가 요한에게 세례받은 것에 대한 기억은 원시 그리스도교 전승을 무척 황당하게 했다.
한편으로는 그것으로 인해 세례자 요한이 예수보다 우월한 존재임이 드러나기 때문이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세례가 죄의 용서와 관련된다는 것 때문이었다. 만일 예수가 세례를 받았다면 이것은 예수에게 죄의식이 있었음을 가리킨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 세례는 역사적인 자료로 여겨진다.
- 마태3,13-17에 보면 세례자 요한은 예수에게 세례주기를 거절한다. 도리어 예수가 자신에게 세례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수는 “모든 의를 이루기 위해”(3,15) 세례를 받는다. 이것은 예수가 죄인으로서 세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의인으로서 세례를 받았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 에비온파 복음서(단편3)는 이러한 변증론적 모티브를 더욱 확대한다. 이 복음서에 따르면 세례자 요한은 하늘의 음성을 듣고 예수 앞에 무릎을 꿇어 세례받기를 청한다. 여기서는 누가 더 높은 존재인지 따질 필요가 없다.
- 요한 1,29이하는 예수가 죄짐을 지고 세례자에게 나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죄는 자신의 죄가 아니다. 그는 “세상의죄”를 지고 가느(혹은 없애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다(1,29). 세례받는 장면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세례자의 임무는 예수가 성령으로 세례 베풀 분이라는 것을 증거 하는 것이다.
- 루가 3,21-22은 세례자와 예수의 차이를 훨씬 더 벌려 놓는다. 세례는 받는데 세례자에 대한 얘기는 없다. 루가 3,20은 세례자 요한이 이미 그전에 체포되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단다
- 나자렛 사람들의 복음서(단편2)는 예수가 모친과 형제들의 권유 때문에 죄용서의 세례를 받았다고 말한다. 예수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거기 가서 그에게 세례를 받아야 한단 말입니까? 내가 한 말이 무지(즉, 무지의 죄)라면 몰라도 말입니다.” 이렇듯 예수는 자신의 죄의 용서를 받기 위해 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들은 예수의 세례에 대한 최초의 보도에서부터 이미 변증적인 경향이 있었다는 추측을 뒷받침 해준다. 예수가 세례를 받는 장면은 하늘의 음성이라는 신화적 모티브와 연결된다(마르1,9-11). 예수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아들이고 따라서 세례자 요한 보다 나은 존재다. 역사적으로 보아 이런 변증적인 경향이 끝까지 부정하려 했던 것은 예수가 한동안 요한을 자기보다 우월한 “스승”으로 인정하고, 죄를 용서 받기 위해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다는 바로 그 사실이었다. 그렇게 되면 예수는 다가오는 하느님의 심판을 피하기 위해 회개하기를 원했던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예수가 세례자 요한의 측근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 많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고 일상으로 복귀한 뒤에도 요한 가까이에 머무른 좁은 의미의 제자들이 있었음을 전제하는 일부 문헌도 있다. 이 제자들은 스승인 요한을 “랍비”라고 부르며(요한3,26) 그를 도왔다(마태11,2; 마르6,29). 그들은 단식(마르2,18)이나 기도(루가 특수자료11,2)와 같은 일반적인 종교제의와 전통을 실첨했다. 요한 1,35이하에 의하면 요한의 제자 중 일부가 나중에 예수의 제자가 되기도 했다. 요한3,22이하는 심지어, 예수가 몇몇 제자들과 함께(요한을 대신하여?) 세례를 베풀었다고 전제한다.
실제로 예수가 세례자 요한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었는지에 대해서는 자료들 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서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예수가 평생 세례자 요한을 높이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르침에서는 독자적인 길을 갔다는 점이다. 두 인물을 비교해 보면 이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3. 예수와 세례자 요한의 비교

세례자 요한
예수
심판 설교
“다가올 진노”(μελλουσαὀργή, 마태3,7/루가3,7)로 사람들을 위협했다. 이 분노는 경건한 사람들에게도 임할 것이다. 그는 아브라함의 자손 됨에 근거한 몽상적인 구원의 확신을 비판했다.
세례자의 심판설교를 이어 받았다, 그러난 그는 βασιλεία-설교와 관련된 구원의 약속(죄인들도 배제하지 않는)을 더욱 강력하게 주장했던 것 같다.
메시아적
설교
“더욱 강한 분”(ἰσχυροτερος)을 기대했다. “더욱 강한 분”을 1)하느님2)심판자(=인자)로 이해
미래의 인자를 마치 다른 존재인 것ㅅ처럼 말했다. 아마도 자신을 그와 동일시했거나, 자신이 이미 이 세상에서 그 존재를 대표하고 있다고 주장
임박한 종말론
세상의 종말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했다. 도끼는 이미 나무뿌리에 놓여 있다.
임박한 종말론을 대변했으나, 세례자 요한의 세례와 더불어 시작된 어떤 결정적인 전환을 뒤돌라 보고 있는 입장이었다. 에수에게는 미래적 종말론 말고도 현재적 종말론이 나타나고 있다.
세례
요한을 통해 중재된 종말론적 성례전이다. 공적인 자기죄의 고백과 세례는 세례를 받은 사람이 ‘회개에 알맞는 열매“를 맺을 때, 심판으로부터의 구원을 제공한다
회개의 사상과 세례를 분리시켰다. 예수는 직접 세례를 베풀지 않았으나 요한의 세례를 인정했다. 그가 견지했던 정결관(마르7,15)은 세례-성례전과 긴장관계에 있다.
금욕주의
요한의 행위는 누가 보더라도 금욕주의적이었다.
- 의복(낙타 털옷)
- 먹거리(메뚜기와 들꿀)
- 주거(광야에서)
요한의 금욕주의는 그가 전하는 메세지의 일부였다. 그는 공공연하게 스스로를 낙인찍는 것으로써 그 사회를 비판했다.
예수는 금욕주의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이점에서 요한과 구별된다.
- 예수는 “먹고 마시기를 탐하는 자”라고 비난 받았다(마태11,19)
- 예수는 갈릴리 마을에서 거주했다.

1. 종말론과 관련해서 세례자 요한은 나무와 열매 이미지, 씨앗과 수확 이미지를 사용해서 임박한 기대를 표현한다. 열매 맺지 않는 나무에는 도끼가 이미 그 뿌리에 닿아 있다(마태3,10). 심판자는 손에 키를 들고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낼 차비를 마쳤다(마태3,12). 이 두가지 이미지는 예수에게서 다시 나타난다. 그러나 다른 점은 사람들에게 시간의 여지를 준다는 것이다.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루가13,6-9)에서 그 나무는 유예 기간을 허락 받는다. 세례자 요한은 시간의 제한을 첨예하게 부각 시키지만 예수의 가르침에는 회개할 시간이 보장된다. 씨앗과 수확 이미지의 강조점도 심판에 있지 않다. “저절로 자라는 씨앗”비유에서도 그 씨앗이 스스로 자라나 열매맺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런 뒤에야 수확, 곧 심판이 온다.
예수야 말로 최초로 “파루시아의 지연”을 이용한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요한의 급박한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자신은 체포되고 처형 당했다. 계속해서 존속하는 이 세계의 매 순간은 이제 하느님의 은총의 표현으로 해석되었다. 하느님은 인간들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기 위해 심판을 미루는 것이다. 냉혹한 심판설교(최후의 순간에 세례의 은총을 제공)가 은총의 설교(다가오는 심판에 직면하여 회개의 기회를 제공)로 바뀐다. 이 세상이 그저 존재한다는 것, 떠오르는 태양이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 모두에게 비추인다는 사실(마태5,45)이 이미 하느님의 사랑의 징표이다.
2. 이렇게 달라진 종말론은 세례에 대한 이해에도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다. 종말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할 때 이 세례는 종말론 적인 성례전이다. 하느님은 이 상징적인 행위를 다른 행위들 대신 받아준다. 그러나 회개를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선한 행위를 통해 그 회개를 증명할 시간도 생겨난다. 따라서 예수는 세례를 베풀지 않았다. 예수는 세례없는 회개를 요구했고(루가13,1 이하) 죄의 용서까지 (추측컨데) 약속했다(마르2,5). 이와 동시에 예수는 요한의 세례에 잠재되어 있던 결론을 이끌어 냈다. 세례를 통해 죄를 용서받는다는 것은 성전 - 개별적인 희생제사나 대속죄일의 제의를 통해 죄의 용서가 이루어지는 곳 -에 대한 불신임을 뜻한다. 세례에 잠재되어 있는 이런 성전 비판적 요소가 예수에게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성전정화 사건 이후에 유대의 귀족들은 예수에게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이 때 예수는 요한이 세례를 베푼 것이 하늘에서 권한을 받아서 한 것이냐고 반문한다. 여기서 예수는 분명히 성전정화의 권한과 세례의 권한을 연결시킨다(마르11,27-33).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세례를 받아 죄의 용서를 얻으려는 사람은 현재의 성전 제의가 효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 예수의 현재적 종말론은 세례자 요한에 의해 이루어진 시대 변동의 경험과 예수 자신이 요한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자의식을 전제로 한다. 마태 11,11/루가7,28/도마46은 세례자 요한을 가리켜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중에서 가장 큰 인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요한 보다 크다. 그렇다면 바실레이아가 도래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수는 얼마나 큰 사람인가? 세례자 요한은 메시아 설교에서 자기보다 “훌륭한 분”, “오시는 그분”에 대해 선포하면서 자신은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분은 성령과 불의 세례로 최후 심판을 완성하며 추수, 곧 구원을 마무리 할 것이다. 이 중재자에게는 통상적인 메시아 호칭이 붙지 않았다. 예수가 선언한 구원이 요한 보다 우월한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시간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요한이라는 인물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미태11,12/루가16,16; 마태11,16-19 평행) 예수는 세례자 요한이 말한 중재자와 자신을 동일시 했으리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4. 세례자 요한의 추종자를 넘어서는 예수의 발전
아무리 요한과 예수를 대조관계로 보지 않으려고 해도 이 둘 사이에 강조점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ㅇ은 숨길 수가 없다. 유대교의 하느님 이해는 두가지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 하느님은 엄격한 분임과 동시에 자비로운 분이다. 즉 하느님은 정의로운 분이면서도 동시에 사랑의 하느님이다. 세례자 요한은 엄격함과 정의의 측면을 강조했고 예수는 사랑과 자비의 측면을 더 강조했다. 심판에 대한 공포(세례를 통한 구원 제시) 대신 구원에 대한 확신(계속해서 심판을 기다리면서)이 들어섰다. 어떻게 된 것일까?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 예수가 소명을 체험할 때 구원에 대한 새로운 확신을 얻게 되었을 가능성, 또는 기적 체험을 통해 그런 확신이 생겼을 가능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둘은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다.

1) 예수의 소명체험?
신약성서의 비전은 예수의 카리스마의 근원을 예수가 세례받을 때 일어난 비전 체험을 든다. 예수는 하늘이 열리는 것을 본다. 어떤 음성이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로 공표한다. 이것은 부활 이후 예수에 대한 신앙이 예수의 삶에 거꾸로 반영된 것이리라. 로마1,3-4에 따르면 예수는 부활 이후에 비로소 하느님의 아들이 된다. 이것을 세례와 연결시킨 것은 변증론적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쩌면 예수도 다른 많은 예언자들 처럼 일종의 소명체험을 했을 수도 있다. 종종 루가10,18은 그 체험의 여파로 간주되었다. 귀신을 내쫓고 기뻐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사탄이 하늘에서 번갯불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 당시 사람들은 미래에는 사탄이 패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세승천기10,1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그 때에는 (하느님의) 나라가 온 피조물 위에 나타나며 사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슬픔은 그와 함께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 문서는 팔레스타인에 예수가 나타나기 전에 통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는 지금 이 땅에서 기다리고 있는 일이 이미 하늘에서는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악한 세력은 이미 정복되었다. 비전을 보는 사람 예수는 이것을 확언한다. 후일 원시 그리스도교는 예수가 사탄을 이겼다고 주장했다(요한 12,31;계시12,7). 예수의 비젼 체험은 세례자 요한의 설교로 인해 조성된 심판공포증(Gerichtsangst)을 구원에 대한 확신으로 바꿔 놓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난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2) 예수의 기적 체험
루가10,18에 의하면 사탄이 하늘에서 추락한 사건은 제자들이 귀신을 내쫓는 권세를 갖게 되는 실질적인 토대가 된다. “내가 너희에게 뱀이나 전갈을 짓밟는 권세를 주었으니 이 세상에서 너희를 해칠자는 하나도 없다.” 예수가 소명의 비전을 보았는지 그렇지 않는지와는 별도로 예수의 기적 카리스마는 사탄이 정복되었으며, 구원의 때가 도래했다는 확신을 주었을 것이다. 세례자 요한의 질문에 대한 구절(마태11,2 이하 평행)도 같은 것을 암시한다. 요한은 제자들을 통해 예수가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인지 알아 오도록 한다. 예수의 대답은 자신의 기적과 설교를 보라는 것이다. 나는 앞 못 보는 사람을 보게 하고 걷지 못하는 사람을 걷게 하며... 기쁜 소식을 전한다. 물론 이사61,1이하의 구문은 일인칭을 암시한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그가 나에게 기름을 부어주셔서 가난한 자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예수는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적을 가리키고 있지만 자신이 그 기적을 일으킨 사람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하느님의 현존 속에서 제자들 혹은 자기 자신에 의해 일어난 기적들은 이제 구원의 시대가 시작되어 사탄이 패배하였으며 자신은 세례자 요한이 선포한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라는 것을 예수가 확신 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다.   4Q 521에 의하면 메시아의 시대에는 이사야 35,3-5와 61,1-2에 예언된 기적들이 일어날 것이다. 이 두본문이 마태11,2-6에 메아리로 울려나고 있다.

이제 세례자 요한과 예수와의 관계를 간추려 보도록 하지
예수의 선포와 자기 이해는 스승인 요한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요한과 예수의 관계는 의존과 모순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요한은 하느님이 “메시아적” 중재자(호칭이 따로 없는)를 통해 역사 속에 결정적으로 개입하여 심판을 수행하리라고 확신 했다. 요한의 세례는 마지막 순간에 제공된 구원의 약속이며 - 회개에 합당한 삶을 살기에는 더 이상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지 않기에 - 하느님이 받아줄 회개의 진실성을 확증하는 상징적 행위이다. 미래에 대한 이러한 긴박한 기대는 에수에게 와서 구원에 대한 확신으로 모습을 바꾼다. 하느님이 결정적인 개입을 시작한 것은 모든 것을 없애버리는 심판을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을 위해서다. 신화적인 악은 이미 정복되었고, 사탄은 현실의 중심부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마지막 때의 기적은 이미 일어났다. 인간에게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회개를 통해 윤리적인 악을 극복할 기회를 준다. 어쩌면 예수 역시 심판이야말로 악이 정복되는 과정의 종점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요한이 기다렸던 추수, 곧 형벌의 심판은 이미 예수와 그 제자들의 선포 속에서 완수 되었다(마태9,37-38). 그렇다면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이 오시리라 기대했던 분은 바로 예수였던가?”예수는 그 질문과 씨름을 멀이지 않을 수 업었다. 그 질문은 예수의 자기 이해의 열쇠가 될 것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특징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그 “오실 분”은 그리스도론적 호칭이 없는 중재자였다는 것이 첫번째 특징이다. 예수는 거창한 호칭들에 대해 유보적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많이 있다. 이것은 예수가 요한과 긴밀한 관계였음을 감안할 때 수긍이 간다. 두번 째 특징은 예수의 등장이 선포된 “오실 분”에 대한 기대와 전혀 달랐다는 점이다. 예수는 심판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과 주변부 인생들을 위한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기적의 카리스마자로 등장했다. 그렇다면 그의 자의식 속에는 구원이라는 것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생각이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메시아적 중재자” 역시 모든 메시아적 기대와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