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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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2004-10-04 (월)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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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 요약

오경․역사서, 김이곤 외, 생활성서, pp70-75

윤리적 십계(출애 20,1-17; 신명 5,6-21)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받은 윤리적 십계는, 출애 20장과 신명5장에서 모두, 계약의 대상자인 이스라엘이 그의 역사 속에서 만났던 야훼 하느님의 구원 역사를 소개하는 ‘역사서론’을 앞세운 후, 계약 조문들을 열거하는 형식으로 선포된다. 역사 서론의 신학적 의의는 크다. 계약백성을 향한 야훼하느님의 법적요구는 신의 일방적 요구가 아니라 야훼가 보여주신 구원 은총에 대한 보답의 요구이다. 이스라엘에게 요구되는 야훼에 대한 윤리적 요구는 어디까지나 그 분이 베푸신 은혜에 대한 적절한 보답적 응답일 뿐이다.
역사서론 다음에 제시된 조문들은 그 성격과 구성에 있어서, ‘~하지마라’는 여덟 개의 금지명령과 ‘~하라’는 두개의 긍정적 명령의 결합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두개의 긍정적인 명령은 그 출처가 나머지와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십계명은 성격상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그룹
제1계명, 야훼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마라.
제2계명, 우상을 만들지 마라
제3계명, 야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첫째 그룹은 야훼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의무를 제시하고 있다.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의무는, 비록 야훼 하느님의 배타적 유일성과 그 신에 대한 배타적 신앙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인간 사회에서 지켜져야 할 윤리성을 종교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야훼종교 속으로 들어오는 그 때부터 ‘야훼주의 이념’만을 절대적 이념으로 추종할 것을 배타적으로 요구받는다. 그 야훼주의 이념은 ‘토라’ 속에 잘 잘 정리되어 있는데 그것은 또한 토라의 정신과 반대되는 정신세계(물질과 섹스를 숭상하는 바알주의가 그 대표적인 예)와는 불타협(제1계명)의 대결을 선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십계의 첫 그룹은 이러한 이념 선언의 의미를 지닌다.

둘째 그룹
제4계명,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제5계명,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둘 째 그룹은 이웃에 대한 인간의 의무를 제시하는 셋째․넷째 그룹(제6-10계명)과 야훼에 대한 인간의 의무를 제시하는 첫째(제1-3계명)그룹을 연결시키는 기능을 한다. 안식일 계명은 안식일의 ‘노동 금지’에 관한 계명이다. 그러나 이 노동금지는 평등사회에 대한 야훼주의적 이상을 ‘신의 날’개념과 ‘신의 휴식’ 개념에 결부시켜 실현하려는 신의 의지의 한 선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신의 휴식에 근거하여 인간에게 휴식의 절대 필요성을 선언하고,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동의 주기적 중단과 휴식을 선포하였다. 그리하여 이 제4계명은 그 휴식을 신의 축복으로 규정한다. 이렇게 하여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모든 생명가치의 평등성을 수립하려는 데 이스라엘(인류)에게 토라를 주시는 야훼의 뜻이 있음이 선언된 셈이다.
부모 공경 개념도 바로 이러한 문맥 안에 들어 있다. 왜냐하면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강조는 근본적으로 생명창조의 유일한 자리인 부모에 대한 공경을 강조함으로써 비로소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즉 부모에 대한 불경은 곧 자기 생명의 근원에 대한 불경이고, 근원적으로는 창조주에 대한 불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념, 즉 생영 가치의 평등성과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이념이 구현 되도록 하기 위하여 인간 사회에서 지켜져야 할 기본 법조문은 다음 셋째 그룹에 속해 있는 세 가지 계명으로 요약된다.

셋째 그룹
제6계명, 살인하지 마라
제7계명, 간음하지 마라
제8계명, 도둑질 하지 마라
인간 생명은 어떤 경우에도 적법한 절차 없이는 결코 침해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생명은 본질상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이다(창세2,7) 동물조차도 그 생명인 피와 함께 먹어서는 안 된다(창세9,4)고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 이다.
간음 금지는 성행위에 대한 금지를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일부다처의 금지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이 금지는 가족사회의 질서를 지키려는 목적에서 기인되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과 약혼한 자나 결혼한 자와의 성관계를 금지하는 것이 그 목표다. 도둑질의 금지는 재산의 절도뿐만 아니라 사람을 훔치는 유괴행위까지도 포함한다.
이러한 세 가지 계명은 평등사회를 구현키 위하여 인간이 지켜야할 가장 기초적인 사회질서에 대한 천명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그룹
제9계명, 네 이웃에게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제10 계명,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마라
넷째 그룹은 첫째 그룹과 대응을 이룬다. 즉, 첫째 그룹은 야훼 신에 대한 인간의 의무를 제시하고 있는 반면, 넷째 그룹은 이웃에 대한 의무를 제시하고 있다. 인간은 셋째 그룹에 제시된 기본법을 기초로 이웃에 대한 의무를 지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웃에 대한 허위 고발은 이웃과의 계약관계를 깨뜨리는 죄라고 보았다. 이것은 인간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최후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법정 질서를 근본에서부터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난 이러한 모든 법질서의 준수 여부는 이웃의 소유에 대한 탐심을 통제할 수 있느냐 하는 데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계명의 선포는 탐심에 대한 경계로 마무리 지어진 것이다.
윤리적 십계는 이렇게 하여 선민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가장 기초적 선행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러한 선민의 자격요건으로서 제시된 계명 준수의 요구가, 이스라엘이 과거에 겪었던 고난, 즉 이집트 종살이의 경험과 그 고난으로부터 구원받은 경험을 기초로 하여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즉 선민 이스라엘이 이웃에 대하여 절대적(절대 금령)의무를 가지는 이유를 지난날의 고난 경험과 구원경험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고난 경험만이 고난을 겪는 이웃을 볼 수 있는 신앙의 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난의 신학적 특성은 다음에 이어지는 여러 법전 자료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