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태 20,29-23,39 예수님의 권한과 초대

마태 21-22장에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으로 소개되며,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예수의 행동(21,1-27), 비유 말씀들(21,28-22,14), 논쟁사화(22,15-46)가 그 답을 제공해 준다. 예수와 유다교 지도세력간의 긴장은 고조된다.

마태 23장은 군중을 향한 설교에서 예수께서는 참된 가르침을 식별하는 규범을 제시한 후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비난하시고, 예루살렘을 두고 한탄하신다.

▶ 마태 20,29-34 예리코에서 눈먼 두 사람을 고치시다

예리코의 두 소경은 언제나 눈이 멀어 있는 제자들의 표상이다.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으로 메시아임을 강조한다(마태오의 그리스도론). 마태오는 "다윗의 자손"이라는 호칭과 함께 "주님" 호칭을 덧붙였다.(20,30.31). 예수님은 다윗의 후손 메시아이지만 또 한편으로 다윗의 주님도 되신다는 그리스도론이 은연중에 드러난다.(22,41-46).

소경들은 눈을 뜨자 "예수님을 따랐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분을 따랐다는 것과 같은 표현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본 사람은 그분과 같은 삶을 살아 마땅하다.

구약에는 소경이 눈을 뜬 경우가 없다. 하지만 메시아가 오시면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이사 29,18; 35,5)고 예언한다. 지금 이 예언이 성취되고 있다. 두 소경의 ‘다윗의 자손이여’라는 거듭된 외침과, 눈을 고치신 예수님의 활동이 예루살렘 입성 시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예수님을 향하여 무리가 외치며 환영하도록 만든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본다.

▶ 마태 21,1-11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다

벳파게는 올리브 산 동쪽 비탈에 자리잡은 곳이다. 예수께서는 선견지명이 있으시고 메시아의 전권으로써 나귀들을 징발하신다(21,2-3). 예수님의 같은 면모가 최후만찬 준비과정에서도 발휘된다(26.17-19). 구약이 성취되었음을 즈카 9,9을 인용함으로써(21,5) 더욱 분명히 한다. 예수님께 외쳤던 ‘다윗의 자손’이란 말은 메시아라는 말과 동일한 의미이다.

유다인들은 순례 축제 때마다 이른바 할렐(찬양) 시편(113-118장)을 외었다. 호산나는 할렐 시편 중 118.25에 나오는 청원으로서 직역하면 “(하느님), 구원하소서”다. 그런데 점차 그 의미는 기쁨에 가득찬 외침으로 발전하게 된다. 예루살렘 입성에서는 그저 환영인사가 아니고, 예수님은 주 하느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이라는 그리스도론이 엿보인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자 온 도시가 들뜨고, “이분이 누구냐?”고 묻는다. “갈릴래아 나자렛 출신 예언자”라는 군중의 답변은 예수님의 정체를 충분히 밝히지는 못했다(21,10-11).

예수님이 오시는 방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다르다. 아마 우리의 마음이 겸손하고 비워져 있지 않다면, 예수님이 오시는 것조차 우리는 깨닫지 못할 것이다.

▶ 마태 21,12-17 성전을 정화하시다

예수께서는 성전을 아끼는 열정으로 불타서(요한 2.17) 성전을 정화하셨다. 이러한 예수님의 행동은 제관들에게는 대단한 도전이며 상인들과 환전상들에게도 위협적인 일이었다.

“내 집은 모든 민족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릴 것이다”(이사 56.7//마르 11.17) 가운데서 마태오는 “모든 민족을 위한”을 빼버렸다. 1차 독립전쟁이 실패하여 70년 8월 29일 성전이 불타기 전에는 성전은 유다민족이 자기네만을 위해 기도하고 제사 드린 장소였다. 그리고 80년 경 마태오가 복음서를 집필할 무렵에는 성전 건물은 파괴되고 성전 터는 폐허가 되었다.

마태오는 성전 정화 후 눈먼 이들과 절름거리는 이들을 고쳐주심으로 온유하고 자비로운 모습을 부각시킨다. 이제 아이들이 예수님의 정체를 밝혀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21.15)이라 하면서 환호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옳지 않은 것에 대하여 의로운 분노를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신앙인은 무조건 참기만하고 무조건 웃어주기만 하고 무조건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신앙인인 것이다. 의로운 분노는 결코 죄가 아니다.

▶ 마태 21,18-22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시다

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없는 것을 보고 저주를 하시지 즉시 말라버린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배척한 이스라엘 백성이야 말로 결국 벌을 받아 망하고 만다고 확신하고 있었고(21.43; 27.25), 그런 확신을 무화과나무 저주와 고사 이야기 속에 담았다(마르 11.12-14). 제자들에게 한 예수님의 답변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단죄와 멸망에 관한 설명을 기대했는데, 뜻밖에도 예수님께서는 확고부동한 믿음의 위력과, 그런 믿음으로 청하는 기도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이는 무화과나무를 말라 버리게 하신 상징행위의 주제를 아주 떠난 전혀 새로운 주제다.

▶ 마태 21,23-27 예수님의 권한을 문제 삼다

유다인들 사이에서 성전정화 사건 때문에 예수님의 권한에 대한 논쟁이 일어난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이런 일”이란 성전정화사건(21.12-17) 하나만이 아니고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 전부를 가리킨다. 그분은 하느님에게서 비롯하는 권능으로 말씀하시고 행동하셨다(7.29; 9.6; 10.1; 28.18). 이것이 그리스도인들의 그리스도론이다. 물론 유다교 지도자들은 이 그리스도론을 거부했다.

▶ 마태 21,28-32 두 아들의 비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열쇠는 말이 아니라 회개, 믿음, 실천이다.

마태오는 예수님 말씀, 특히 비유의 서두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합니까?”(17.25; 18.12; 21.28; 22.17, 42)로 시작한다. 또 “의로움”을 하느님의 뜻을 행함(신의 실천)이라는 의미로 일곱 차례 사용한다(3.15; 5.6.10.20; 6.1.33; 21.32).

하느님은 모든 사람을 다 부르고 계신다. 죄인들, 즉 창녀들과 세리들은 처음에는 하느님의 초대를 거절했지만 후에 뉘우쳤다. 그에 반해 유대인 고위 지도자들은 하느님을 위하여 일할 것을 수락한 것처럼 행동했지만, 요한의 부름을 거부했다.

▶ 마태 21,33-46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

마태오는 이스라엘이 예언자들을 박해한 일들을 더욱 자세히 논하고(21,34-36), 그들이 예수님을 처형한 사실을 밝히며(21,39), 이스라엘 백성 대신 교회가 하느님 나라를 차지한다는 점을 더욱 강조했다(21,43).

주인이 종들을 두 차례 보냈더니 그때마다 하나는 때리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로 쳤다고 한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처음부터 하나같이 모진 박해들을 겪었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했다.

주인이 아들을 보내자 “그를 붙잡아 포도원 밖으로 내던지고 죽여 버렸습니다”(21,39). 이는 예루살렘 성밖에 있는 골고타에서 예수님을 처형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히브 13.12).

시편 118.22-23을 빌려 예수님의 비극적 죽음과 놀라운 부활을 묘사한다. 하느님의 나라가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그리스도 교회로 옮겨 간다(21,41.43). 교회야 말로 새로운 이스라엘, 하느님의 새백성으로서 이스라엘인 이방인 가릴 것 없이 세계 만민이 모여온다(28.19).

“돌”은 세상을 심판하러 오실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은유다. 새로운 이스라엘,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21,43)을 향한 경고다. “그 돌 위에 떨어지는 자는 부서지고”(21,44ㄱ)는 이사 8.14-15의 영향을 받았고, “그 돌에 맞는 자는 누구나 으스러질 것이다”(22,44ㄴ)는 다니 2.34, 44-45의 영향을 받았다.

유대 종교의 우두머리들은 이 비유 안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며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로 소개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 마태 22,1-14 혼인 잔치의 비유

마태오복음(22.1-14)에는 임금이 아들의 혼인잔치를 베푸는데, 루카복음(14.15-24)에는 어떤 사람이 큰 만찬을 베푼다(구원의 보편성). 마태오는 이 비유 통해서 하늘나라는 선물이면서 그와 동시에 보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다시 상기시킨다.“나쁜 사람이건 좋은 사람이건” 모든 사람들에게 잔치를 베풀어 줌으로서 구원과 부르심의 보편성이 강조된다. 하느님의 초대를 받아들이는 것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기로 작정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초대를 받고 “예”라고 말만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임금은 하느님, 아들은 그리스도, 잔치는 종말의 구원잔치, 처음 보낸 종들은 구약의 예언자들, 다른 종들은 신약의 사도들이다. 하느님이 구약시대엔 예언자들을, 신약시대엔 사도들을 보내어 구원의 복음을 알리셨건만, 오히려 이스라엘 백성은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배척하고 죽였다(22,2-6). 그래서 하느님은 1차 독립전쟁 때(66-70년) 로마 군인들을 보내어 이스라엘 백성을 살육하고 마침내 예루살렘 시가지와 성전을 불살라 버렸다(22,7). 하느님은 새로운 구원사를 시작하신다(22,9-10). 곧, 그리스도교인들로 하여금 도시 성문들로 가서 유다인이건 이방인이건 “악한 자들이건 선한 자들이건 모두” 교회로 모아들이도록 명하신다. 교회는 유다인과 이방인이 공존하는 공동체요, 종말에 이르기까지 악인과 선인이 공생하는 혼합 공동체다.

“혼인 잔치에 필요한 옷은 몸에 걸치는 옷이 아니라 마음의 옷이다. 그것이 겉에 입는 옷이었다면, 종들도 그것을 알아보았을 터이기 때문이다. 혼인 예복은 깨끗한 마음과 바른 양심과 진실한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다’(1티모 1,5).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22,13)라는 말씀은 거짓 그리스도인들에게 하시는 멸망선언이다.

▶ 마태 22,15-22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문제

당대의 사고방식에 따르면 황제가 주조하여 통용시킨 데나리온은 황제의 전유물이다.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들은 데나리온을 상용함으로써 황제의 통치권을 시인한 셈이다. 그러니 황제가 주민세로 데나리온을 요구하면 납부해 마땅하다. 이것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시오”의 논리이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전혀 뜻밖에도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돌려주시오”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그럼 무엇이 하느님 것일까? 하느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창세 1.27) 자신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황제에게는 주민세만 바치면 끝나지만, 하느님께서는 마음과 정신과 생각을 다하여 사랑을 드려야 한다(22.37).

예수님은 하느님과 세속의 권위를 구별하시고 이 둘은 상호 모순되고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하느님께 와 그리고 국가에 대하여 일정한 의무를 준수해야 됨을 가르쳐 주신 것이다. 인간의 법이 하느님의 뜻에 반대될 때만이 우리는 그 법을 따르지 않는다.

▶ 마태 22,23-33 부활 논쟁 - 살아 있는 자의 하느님

사두가이들은 모세 오경 그 어디에도 부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부활신앙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모세 오경 뿐만 아니라 역사서, 예언서, 문학서(지혜서) 모두를 경전으로 인정했기에 부활신앙을 믿고 있었던 자들이었다. 부활이야기는 구약에 세 군데 나온다(이사 26,19, 에제 37,1-14, 다니 12장). 사두가이들은 자기들은 믿지도 않는 부활이야기를, 그것도 있지도 않은 상황과 결부시켜 예수님을 시험하려 한 것이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우리가 지금 살아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느님을 아버지로 만나고, 그분의 자녀다운 삶을 산다면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사는 것이고, 그렇게 살다가 우리가 육신적으로 죽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변화된 몸, 신령한 몸을 허락하셔서 끝까지, 영원히 당신과 함께 있게 하신다(22,32).

▶ 마태 22,34-40 가장 큰 계명

끝으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예수님과 종교 지도자들 사이에 일어났던 논쟁을 마무리하신다.

바리사이들이 다시 모여 도대체 어떤 질문을 던져야 예수님을 이길 수 있을지, 예수님의 말문을 막아버리고 코를 납작하게 누를 수 있을지를 자기들끼리 의논하였던 것이다.

모세에 의해서 십계명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해진 후 수많은 계명들이 모세 오경 안에 들어갔다. 유다인들은 계명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지키는 일에 목숨을 건 사람들이기에 율법학자들마다 하느님의 명령에 해당되는 계명들을 찾아내었다. 마침내 613개의 계명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중 명령계명이 248개요, 금지계명이 365개다.

이전부터 율법학자들 사이에서는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 계명인지를 놓고 많은 논쟁이 있어 왔다. 랍비 힐렐은 수많은 율법가운데, "너희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여라(황금률)"라는 율법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가르쳤다. 랍비 아키바는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라는 율법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가르쳤다.

예수님은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모든 유대인들이 반드시 외우고 지켜야 하는 계명, '쉐마 이스라엘'이라는 말씀이다(신명 6,4-9). 하느님께 모든 것을 다 드린 절대적인 믿음을 말하는 것이다. 너희는 동포에게 앙갚음하거나 앙심을 품어서는 안 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레위 19,18). 그런데 두 개의 가르침을 한 군데에 모아놓은 곳이 없다. 예수님은 이 두 가지를 동등하게 놓았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그 중요성에 있어서 “같다”고 강조하신다.

▶ 마태 22,41-46 다윗의 자손이시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메시아는 누구의 자손인가? 유대인들에 의하면 유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은 다윗이었다. 그래서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그들을 구원할 메시아가 온다면 반드시 다윗의 자손으로 오실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사 11,1-5;11,10-11).

마태오 복음 곳곳에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이라고 고백함으로써 예수님이 메시아,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했다. “다윗의 자손”이란 표현은 곧 메시아,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것인 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사람들이 당신을 “다윗의 자손”이라고 부르도록 내버려 두심으로써 당신이 메시아, 그리스도이심을 드러낼 수 있었다.

예수님께서 “다윗이 성령의 도움으로 그를 주님이라고 부른 것은 어찌 된 일이냐?”라고 물으셨다(22,45). 당연히 바리사이들 중 그 누구도 대답할 수 없었고, 그래서 그 날부터는 주님께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다.

▶ 마태 23,1-36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꾸짖으시다 - 위선자들에 대한 책망

▶ 마태 23,1-12

청중은 “군중과 당신 제자들”이다. “무겁고 힘겨운 짐들”은 유다교의 잡다한 율법규정들을 가리킨다.(11,28: 사도 15,10). 성구갑이란, 양피지에다 구약성경 구절들(주로 탈출 13,1-16: 신명 6,9: 11,13-21)을 적어서 양피지로 만든, 작은 성냥갑 크기의 통에다 넣은 것이다. 어떤 이들은 항상, 어떤 이들은 기도할 때 성구갑을 이마와 왼팔 윗부분에 묶는다. 머리로는 율법을 생각하고 왼팔 윗부분이 맞닿는 심장으로는 율법을 사랑하겠다는 것이다.

회당 전면 단상에는 청중을 향해 “모세의 좌석”이 있었다. 율법 학자는 거기에 앉아서 설교했다.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라는 교회론을 주장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23,8-12).

▶ 마태 23,13-33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 위선자들에게 일곱 차례 불행을 선언하신다.

첫째 불행선언 :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동족을 하늘나라로 인도할 권능과 책임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 들어가지 않을뿐더러 들어가려는 동족에게도 하늘나라를 잠가버렸다(23,13).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그리스도 신앙을 이단시해서 배척한 사실을 뜻한다.

둘째 불행선언(23,15) : 유다인들은 이방인들을 유다교로 개종시키려고 활발히 전도했다. 전도자들이 개종시킨 사람들은 자기네 스승들처럼 교만으로 부풀어 올랐는데, 이러한 태도는 스승과 개종자 모두를 지옥에 떨어지기에 딱 알맞은 자들로 만들었다(23,15).

셋째 불행선언(23,16-22): 예수님 자신은 맹세 자체를 금하셨다(5.33-37). 그런데 맹세해 놓고도 그것은 맹세행위가 아니라고 해석하는 유다교 율법 학자들의 곡해를 규탄한다. 성전 또는 제단을 두고 한 맹세도 존중하라는 것이다.

넷째 불행선언(23,23-24) : 올리브 기름과 포도주와 곡식에 한해 십분의 일세를 바쳤으나(민수 18,12), 세월이 흐르면서 징세 범위가 확대되어 과일과 가축의 경우(레위 27,30: 신명 14.22-23), 예수 시대에는 박하와 시라와 소회향 등의 양념 향신료에까지 확대했다.

예수께서는 사소한 것을 커다랗게 부풀리고 중대한 것을 왜소화함으로써 모든 의무들을 비중이 똑같은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자들에게로 분노의 방향을 돌리신다. 십일조보다 윤리를 중요시하여 “율법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로서 “정의와 자비와 신의”를 꼽는다.

다섯째 불행선언(23,25-26) : 그들이 정결례는 잘 지키지만 윤리적으로는 타락한 점을 탓하시는 말씀이다.

여섯째 불행선언(23,27-28) : 예수 시대에는 무덤에 회칠을 했다. 네 복음서 가운데 마태오복음에만 “불법”이란 낱말이 네차례 쓰인다.(7,23; 13,41; 23,28; 24,12)

일곱째 불행선언(23,29-33) :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예언자들과 의인들의 묘소를 돌보면서 “우리가 우리 조상들 시대에 살았다면 조상들이 예언자들의 피를 흘리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23,30)라고 한다. 그러면서 조상들의 비행을 본받아 그리스도교의 예언자들과 현자들과 율법 학자들을 박해하고 죽인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향해 불행을 선언하는 정도를 넘어 지옥행심판을 예고하신다.

충격적인 피살 사례 두가지: 아벨은 인류의 첫 피살자로서, 그의 피가 하느님께 울부짖었다(창세 4,10). 여호야다 사제의 아들 즈카르야는 유다 임금 요아스(BC. 835-796년 재위)의 명에 따라 번제의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살해되었다(2역대 24,20-22). 즈카르야는 죽으면서 “주님께서 보고 갚으실 것이다”고 외쳤다.

▶ 마태 23,37-39 예루살렘을 두고 한탄하시다

교회 박해자들의 멸망 예고(23,4-36//루카 11,49-51), 예루살렘을 향한 탄식(23,37-39// 루카 13,34-35)으로 짜여 있다. 그 내용들은 다같이 70년 예루살렘 함락과 성전 파괴를 말한다.

70년 예루살렘이 함락되면서 시민들이 무참히 학살된 참변이 있었다.

예수께서 평소에도 여러 차례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하느님 나라와 회개의 복음을 선포하셨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