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법전과 부록

레위기는 하느님의 백성들이 "어떻게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1. 제사를 통해서 하느님께 나아감(1-7장)

2. 제사장을 통해서 하느님께 나아감(8 -10장)

3. 정결규례(거룩한 삶)를 통해 하느님께 나아감(11-15장)

4. 대 속죄일(16장)-1년에 한 번 씩 모든 백성의 죄를 사함.

5. 17장에는 추사 제사 규례가 추가

(짐승을 잡는 방식과 장소, 피의 식용금지)(17,1-18)

6. 성결법전(레위 18-27장)

1) 거룩한 삶을 통해서(18-22장)

가. 일반인(18-20장)- 거룩한 백성이 되어라.

나. 사제(21-22장)

2) 절기를 통해서(23-25장)

3) 순종과 축복, 불순종과 징계(26장)

4) 서원 규례(27장)

1. 공동체의 사회생활(레위 17-20장)

성결법전의 근본정신은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레위 19,2)는 말씀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여기서 '거룩함'은 세속적인 것들로부터의 분리와 하느님을 지향한다는 이중의 뜻을 지니고 있다. 또한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레위19,18)는 율법이 있다. 당시 히브리인들이 자신들에게만 적용했던 율법을 예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로 확장시키신다.

우리가 레위기를 읽을 때 당시의 사고방식과 관습, 환경 등을 염두에 두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종교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예식보다는 그 안에 담겨있는 신앙적인 의미를 깨닫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교회의 법규를 지키고 예식을 거행할 때 그 근본정신을 얼마나 깨닫고 실행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약의 공동체는 민족적, 인종적, 지역적 공동체라기보다는 종교적 공동체의 성격이 더 강하다. 이스라엘이 가족 공동체로에서 부족 공동체를 거쳐 국가 공동체로 발전하는 역사적 과정 속에서 이스라엘 공동체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결정적인 구심점은 '야훼신앙'이었다.

구약의 본문은 어떤 종류이든지 공동체성을 전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 탈출 경험을 공유한 공동체이며, 하느님과 언약을 체결한 언약 공동체이다. 계약법전과 성결법전과 신명기법도 공동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함이었으며, 신명기 역사서와 예언서, 심지어 시가서와 지혜문학도 이스라엘 공동체를 전제하고 있다.

(1) 짐승을 잡는 장소와 방식, 피의 식용금지(17장)

"누구든지 이스라엘 집안에 속한 사람"과 "아론과 그 아들들과 이스라엘 모든 자손들"에게 주어졌는데 이 명령이 백성들뿐만 아니라, 제사장들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짐승을 잡는 장소와 방식 : 성막 문 앞에서 - 귀신에게 제사 금지(17,3-7)

누구든지 소나 어린양이나 염소를 진영 안이나 진영 밖에서 잡을 경우에 먼저 그것을 성막 앞으로 끌어와서 주님께 예물로 드려야 했다(17,3-4). 그 이유는 그들이 이전에 섬기던 귀신들에게 다시는 제사하지 못하게 하고 오직 하느님께만 드리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17,7). 하느님의 백성들은 하느님을 섬기기 전에 행하던 모든 우상 숭배에 대한 습관을 버리고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법은 이스라엘 사람들 뿐 만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사는 나그네들도 지켜야했다.

하느님께서는 피를 먹는 것을 금하시고, 그들 중에서 피를 먹는 자가 있다면 그들을 죽이실 것이라고 경고하셨다(17,10. 12). 그 이유는 바로 생명이 피에 있었기 때문이었다(창세 9,4). 하느님께서는 이 피를 제단에 드려서 생명을 속죄하는 일에 사용하게 하셨던 것이다(17,11). 또 먹을만한 짐승이나 새를 사냥하여 잡았을 경우에 피는 땅에 흘리고 그것을 흙으로 덮음으로 짐승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그 생명을 돌려드릴 수 있게 하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룩한 제사장 나라의 백성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음식은 정결하고 정당한 것이어야만 했다. 신약에 오면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자주 논란이 되었고(사도 15,20. 29; 21,25 등), 이러한 문자적인 금지는 폐지되었다. 그러나 주님을 믿고 거룩한 백성이 된 사람들이 모든 일에 있어서 정결함을 지켜야 한다는 원리만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2) 일상 속에서 하느님과 동행하는 법(18-20장) = 시민법

1) 성과 혼인과 가족의 성스러움(18장)

시민법 중에서 가정과 성적인 문제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가나안 족속들이 가장 많은 죄를 짓고 있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고대의 근동 세계의 종교에서 결혼의 성결함을 요구하지 않고 음란한 행동을 조장했기 때문에 음란한 행위가 종교의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행해졌다. 그리고 일부다처 제도가 보편적인 가정 형태였기 때문에 성적인 영역에서 부정적인 영향력이 매우 만연해 있었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집트나 가나안의 습관을 따르지 말고,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시하셨던 것이다.

레위 18장에서는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는 말이 계속하여 반복되고 있다(18,4. 5. 6. 30). 이스라엘이 성결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과 함께 하는 하느님께서 거룩하신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신자들의 삶의 기준은 이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에 있다.

우상 숭배는 영적인 간음이다. 하느님께서는 몰록에게 제사 드리는 자는 이스라엘 사람이든지 아니면 타국인이든지 반드시 죽이되, 그 지방 사람들이 돌로 쳐서 죽이라고 명령하셨다. 만일 그 지방 사람들이 이것을 알고도 죽이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친히 우상 숭배자와 그 모든 추종자들을 끊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하셨다. 왜냐하면 이러한 행위를 방치할 경우 그 사람으로 인해 온 지방이 우상 숭배의 영향을 입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경에서는 죄에 대해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행위도 역시 죄의 공범에 속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내 죄 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스스로 더럽히는 일이 없도록 당부하셨다. 하느님께서는 가나안 인들이 멸망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일 때문이라고 하셨으며, 따라서 이스라엘 사람들도 이러한 행위를 따르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셨다.

2) 거룩한 백성이 되어라 (19장)

모든 계명들은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9,2)고 하신 말씀을 이루기 위한 것들이다. 하느님의 백성들은 그들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거룩함을 반영해야 한다. 인간의 죄성은 정상적인 하느님과, 이웃,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를 깨뜨렸다. 19장에 나타나는 모든 문제들은 1) 하느님과의 적대 문제, 2) 이웃과의 적대 문제, 3) 자신과의 적대 문제로 구분된다.

부모 공경(19,3)의 경우, 부모의 권위를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권위로, 부모를 거역하는 일은 하느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로, 창조 질서와 가정의 위계를 깨뜨리는 행위로 받아들여졌다.

가난한 자들을 위한 것(19,9-18)으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난한 자들을 위해 1) 곡식을 추수할 때에 밭의 일부를 수확하지 말고 남겨두는 일과, 2) 추수하다가 떨어뜨린 곡식을 그대로 두는 것을 명하셨다. 이것은 나무에서 열매를 딸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들의 권리 중에서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웃 사랑의 실천(19,17-18)으로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명한다. 주님께서는 이것이 바로 율법의 기본 정신이라고 지적하셨다(마태 5,43). 예수님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정신이 모든 율법의 핵심이며 요약이라고 가르쳐 주셨다.

3) 반드시 금해야 할 것들-사형에 해당하는 죄(20장)

20장은 18장의 내용을 보충해주고 있는데, 사형에 해당할 정도로 엄중한 것이다. 이 사형은 "그 지방 사람들이 돌로 쳐죽이는" 물리적인 것일 뿐 아니라, 그 백성 중에서 끊쳐지는 사회적인 것이기도 했다. 사형에 해당하는 죄들은 살인과 간음, 동성애, 신성모독, 우상숭배 등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죄악들이었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형벌을 엄하게 하시는 이유는 하느님의 백성은 거룩하신 하느님께 속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세상 사람들과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백성은 하느님의 영광을 반영하는 사람들이다. 신자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서 세상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거룩함과 사랑을 보여주어 그들로 하여금 하느님께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사제직의 성스러움(21-22장)

사제들은 자기들의 하느님에게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자기들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그들은 주님에게 화제물을, 자기들의 하느님에게 양식을 바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거룩해야 한다(레위 21,6)

제물의 성스러움

너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 이스라엘 자손들이 나에게 봉헌하는 거룩한 예물들을 조심스럽게 다루어, 나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나는 주님이다.(레위 22,2)

3. 이스라엘의 축일들(레위 23,1-44, 탈출 23,10-19; 신명 16장)

(1) 안식일(23,3)

안식일 준수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시고 계약을 통하여 당신과 특별한 관계를 맺으셨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거룩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언제나 상기시킨다.

(2) 이스라엘의 축제(23,4-44)

이스라엘의 종교 축제는 일상 생활과 역사적 사건을 반영하고 있다. 무교절과 주간절과 초막절은 여러 축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축제로, 아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신명 16,16에 의하면 이 축제 기간에는 모든 이스라엘 남자들이 예물을 들고 예루살렘을 순례하도록 되어 있다(신명 16,16-17). 그래서 이 세 축제를 ‘순례 축제들’이라고 부른다.

이 순례의 의무는 이스라엘이 나라를 빼앗기고 이방인들의 땅으로 흩어진 뒤에는 자연히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유다인들에게 적어도 일생에 한 번은 이 세 축제를 지내기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여행하는 것이 중요한 관습이었다. 이 축제들은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성전에서는 온갖 극적이고 화려하고 장엄한 경신례를 통하여 축제에 참석하는 이들로 하여금 전통적인 유다교 신앙과 역사를 되새기도록 유도하였다.

1) 파스카 축제와 무교절

옛 히브리인들이 고대 근동인들에게서 받아들여 지켜오던 유목민 축제와 무교절은 이스라엘인들에게 자유와 해방을 가져다 준 이집트탈출 사건을 겪으면서 종교 축제로 변모되고 이스라엘 민족의 기원을 이루는 최대 축제인 과월절로 자리잡는다. 과월절 제물로 바치던 맏배로 태어난 양은, 이집트에서 빠져 나올 때 이스라엘의 맏자식들을 그 피로 구했던 새끼 양의 희생적 죽음에 연결된다. 무교절의 누룩 없는 빵은,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서 빠져 나오던 날 서둘러 누룩을 넣지 않고 바쁘게 구워 먹었던 빵과 연결된다.

과월절 축제는 니산달 곧 춘분이 낀 첫째 달 14일 저녁 해가 지고 난 뒤에 한 살배기 어린양을 잡는 예식으로 시작하여(탈출 12; 레위 23,5; 민수 9,1-5; 28,16) 성대한 만찬을 통해 이집트 탈출 과정을 기념하는 것으로 그 절정을 이룬다. 미쉬나 기록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 당시의 과월절 만찬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월절 만찬에 이어 유다인들은 7일 동안 누룩을 넣지 않고 구운 빵을 먹었다. 이렇듯 과월절과 무교절은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2) 주간절(오순절)

이스라엘의 3대 순례 축제 가운데 두 번째 명절은 주간절(오순절)이다. 오순절은 첫 보릿단을 수확할 때 지냈던 가나안 농경민들의 맥추절에서 비롯되었다. 히브리인들은 과월절 첫날부터 시작하여 7주간을 보내고 이 명절을 지냈다(신명 16,9-13). 히브리인들은 이 축제를 가나안 사람들에게서 받아들여 우선 보리 추수 시작에서 밀 추수 끝으로 명절 날짜를 바꾸고, 보리 추수단 대신 새 밀로 밀가루를 반죽하여 만든 빵 두 개를 봉헌하였다(레위 23,15-21). 그리하여 맥추절의 본 의미인 맏물을 바쳐야 한다는 생각을 그대로 고수하였다. 추수는 언제나 신성한 하느님의 업적이기에, 곧바로 우리의 음식으로 바뀌기 전에 먼저 곡식의 성장을 주관하신 하느님께 봉헌해야 한다. 이런 봉헌 정신은 구약성서 전편에 흐르고 있다.

3) 초막절

곡식이나 열매의 첫 소출을 바치는 시기는 오순절을 시작으로 초막절로 끝난다. 이스라엘의 3대 순례 축제 가운데 이 초막절이 본격적인 순례 축제였다. 초막절은 히브리말로 ‘수꼿’인데 ‘나뭇가지로 만든 안식처’라는 뜻으로, 추수를 끝낸 농부들은 초막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가나안 원주민들의 추수절은 마지막 수확물인 포도와 올리브를 거둬들이는 시기에 이 축제를 지냈다. 가나안 주민들은 종교의식의 근본 목적을, 여러 신들을 인간의 힘으로 움직여 자연의 혜택을 얻어내는 데 두었다. 반면에 히브리인들은 하느님을, 자연을 통제하는 데에 인간의 간섭이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초월자로 인식하였고, 그들의 종교 예식을 통해서 이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렸다.

농경 문화에 기원을 둔 초막절은 후대에 오면서 사막에서의 방랑과 천막생활을 회상시키는 명절로 바뀐다(레위 23,39-43; 예레 2,2 참조). 바빌론과 그밖에 먼 지방에서 이방인 가운데 흩어져 살던 유다인들은 예루살렘을 향해서 제물을 들고 순례 행진을 해와서,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로 초막을 짓고 주님 앞에서 피리 소리에 맞추어 노래와 춤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흥겹게 돋우었다. 모든 민족이 주님께 예배를 드리려고 예루살렘으로 모여드는 모습을 통해 초막절은 종말론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즈카 14,16-17).

4) 3대 축제 이외의 이스라엘 축제

일곱째 달 초하루는 이 달에 속죄일(10일)과 초막절이 있어서 중요하게 떠오른다. 이스라엘은 왕정 시대에 추분을 새해로 지냈다. 그래서 이 티쉬리달 초하루에는 트럼펫을 불면서 새해(레위 23,24; 민수 29,1-6)를 경축하기 때문에 나팔절이라고도 부른다. 유다인들은 이 축제를 로쉬-하샤나(한 해의 머리)라고도 부르지만, 성서에서 이 말은 한번도 사용되지 않는다.

5) 안식년과 희년(레위 25장)

안식년은 땅을 쉬게 하기 위한 축제의 해로, 가나안 땅이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선물임을 경축한다. 또한 안식년은 사람을 위한 해이기도 하다. 안식년에는 모든 이스라엘 종이 풀려나고 가난한 이들과 들의 짐승이 땅에 저절로 난 곡식을 먹으며(탈출 23,10-11; 레위 25,6), 빚진 자들이 모두 빚에서 자유로워진다(신명 15,1-6).

안식년을 일곱 번 보내고 난 50년째인 희년은 종들의 완전한 해방과 빚으로 넘어간 땅의 완전한 회복 등을 포함하여 안식년과 거의 비슷한 일들을 요구한다. 이 희년의 내용은 그리스도교 종말론의 중요한 표상이 된다(이사 61,1-2; 58,6; 루가 4,18-19).

이상의 공식 축제 이외에 이스라엘에는 역사적 사건이나 관습에 기원을 둔 비공식 축제들은 모두 바빌론 유배 이후 시대에 생겨났다. 율법의 기쁨제, 부림제(에스 9,26; 2마카 15,36-37 참조), 제단 봉헌(히브리말로 ‘하누카’)축제(1마카 4,52-59) 등이 그것이다.

축제와는 별도로 재 지키는 날도 율법으로 정한 것이 있는데, 재앙을 막기 위하여 회개와 속죄의 뜻으로 재를 지키는 티쉬리 달 10일의 속죄일(레위 16,23.26-32; 민수 29,7-11)도 있다.

예언자들은 불충실한 자들이 맞는 축제는 거짓 평화만을 가져다준다고 끊임없이 경고한다. “나는 너희의 축제들을 싫어한다. 배척한다”(아모 5,21 참조; 호세 2,13; 이사 1,13-14)라는 예언자의 말은 명절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느님과의 만남”(탈출 19,17)이라는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호소이다.

4. 이스라엘의 선택 = 결론(계명들의 요약)

(1) 순종에 대한 상(레위 26,1-13; 신명 28,1-14)

참된 복은 인간이 추구해서 얻어지는 어떤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것인데, 이것은 순종을 기반으로 하여 하느님과의 바른 관계에서 주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말씀에 순종하는 것은 축복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함으로 그 뜻을 따르고자 하는 원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상으로는 때를 따라 돕는 은혜, 소출의 풍성함, 평화와 번성,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26,4-12) 등이다

(2) 거역에 따르는 벌(레위 26,14-46; 신명 28,15-68)

저주의 내용이 점진적으로 발전되어 가면서, 질병, 가뭄, 흉년, 전쟁, 황폐, 빈곤, 재난, 흩어짐 등으로 전개된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순종보다는 불순종으로 기우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훨씬 강하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만큼 강하게 범죄에 대한 경고를 하시고 계신 것이다. 이러한 장황한 저주의 기록은 심각한 죄 성을 가진 자신의 백성들을 축복으로 이끄시려는 하느님의 사랑의 표현 이셨다.

5. 서원에 관한 규례(레위 27,1-34; 민수 30,1-16; 신명 23,22-24)

서원이 의무는 아니지만 이것이 일단 발해지면 의무가 주어지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율법과 같은 의무 조항이 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서원을 함부로 하거나 오용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첨가해 주셨다.

1) 서원 오용의 방지, 2) 신실성에 대한 요구, 3) 함부로 서원 하지 못하게 함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서원이나 약속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왜냐하면 우리는 절대자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서원이나, 약속을 할 경우에는 기도해 보고 결정을 하되, 일단 결정을 한 것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