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기

◆ 왕정시대 : 사무엘 상하권, 열왕기(列王記)상하권

연대로는 B.C. 1030년경부터 586년(바빌론 유배)까지

   하느님과 당신 백성 사이에 맺어진 계약에 비추어 왕정시대의 역사를 서술

여호수아 : 약속의 땅을 점령하던 시대를 기술

판관기 : 각 지파들이 다소 독자적으로 외적과 싸우던 시대를 기술

하느님의 특별한 보호와 이스라엘 백성의 충실(忠實)과 불충(不忠)을 큰 주제로 삼는다.

왕정시대의 군주들은 바로 백성의 충실과 불충을 대표하고 책임진다.

* 성서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 '거룩한 역사' 곧 하느님과 인류의 관계가 변천하는 역사.

◆ 저자 : 사무엘기라는 책제목은 저자를 사무엘 예언자로 돌린 옛 랍비 전승을 반영한다. 학자들은 옛부터 전해오는 법궤 설화와 사울과 다윗이 왕이 된 이야기, 다윗에서 솔로몬으로 왕위가 넘어간 이야기 등 주요한 전승들을 바탕으로 신명기계 사가가 편찬했다고 본다.

◆ 집필시기 : 다윗이나 솔로몬 시대부터 전해오는 여러 전승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그 의미를 밝혀서 하나의 연속적인 결정본으로 만든 이는 포로기에 활동한 신명기계 학파다.

◆ 집필동기 : 중요한 신학적 질문에 대한 답

사무엘서는 이스라엘의 역사 중 왕정체제로 나아가려고 하는 변혁기를 배경으로 하여,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백성으로 여전히 남아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주변 민족처럼 왕정체제로 나아갈 수 있지만, 그 왕국의 모습은 다른 나라와 달라야 한다. 즉 왕은 절대자가 아니라 주 하느님의 뜻대로 나라를 다스려야 하고, 예언자는 이를 늘 왕에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무엘서는 왕정을 둘러싼 갈등과 해결책을 서술하고 있다. 하느님에 의해 세워졌지만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던 사울 왕조는 몰락하였지만, 늘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그분께 대한 믿음을 잃지 않은 다윗은 든든히 서리라는 약속을 받게 된다. 결국 사무엘서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이스라엘 민족의 희망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할 때 있음을 보여준다.

◆ 사무엘서의 내용 - 연대순으로 이어져 있다.

제1부(사무 1-7) : 사무엘이 태어날 때부터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고 이스라엘의 구원자요 위대한 판관이 되기까지 그의 생애를 다룬다. 이야기의 배경은 실로에 있는 계약궤의 운명과 직결되는 필리스티아인들과의 전투 상황이다.

제2부(1사무 8-12) : 왕정에 대한 논란과 사울과 얽힌 이야기들이다. 사무엘이 늙어가 자 외부의 위협으로 불안해진 백성은 그에게 임금을 요구한다. 백성의 왕정 도입 운동은 신정 제도를 옹호하는 이 예언자의 반대에 부딪친다. 그런데도 사무엘은 이스라엘 원로들의 요구에 양보하여 사울을 임금으로 내세운다. 일단 임금을 내세운 다음, 사무엘은 뒤로 물러난다.

제3부(1사무 13-15)는: 사울이 필리스티아인들과 아말렉족과 벌인 여러 싸움을 다룬다. 사울 은 싸움에서는 이기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이미 그의 생애에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사울은 하느님께 두 가지 불순종을 저지르는데, 이 때문에 그가 왕위에서 쫓겨나고 대신 다윗이 왕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사무엘이 암시적인 말로 그에게 알린다.

제4부 : 다윗의 왕위 등극 설화(1사무 16-2사무 5)로 사울 앞에 모습을 드러낸 때부터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성별될 때까지의 다윗의 생애가 나온다.

제5부(2사무 6~20) : 다윗 생애의 후반부. 2사무 6-8에서 다윗은 예루살렘에 실로의 계약궤를 안치시킴으로써 자신이 정복한 이 성읍을 왕국의 수도로 성별한다. 나탄의 예언은 다 윗 왕조에게 호의를 보이며 이 왕조를 왕정 계승의 핵으로 확고히 다진다. 8장의 전쟁 기록은 예루살렘의 왕정 창시자가 실제 왕국의 정복자였음을 증언한다. 2사무 9-20장에서 1열왕 1-2 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솔로몬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와, 솔로몬의 왕위 계승에 장애가 되는 다윗의 두 아들, 암논과 압살롬(그리고 아도니야)이 제거되고 끝에 가서 모두 솔로몬의 등극에 귀결된다.

보충자료(2사무 21-24장)의 내용은 두 개의 서사시와 여러 인물들에 관한 기록, 그리고 두 가지 자연 재해와 그 액땜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엮어진다. 마지막 내용인 자연 재해와 액땜사이의 관계는 역사적·종교적으로 중요한데도 앞 장들에서 찾아볼 수 없다.

◆ 사무엘서와 이스라엘의 역사

사무엘서는 이스라엘 역사의 오랜 기간(B.C. 970년 솔로몬이 출현하기 직전 다윗의 노년기까지)을 다룬다. 초기 역사에 속하는 사무엘서의 몇몇 전승 사료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실제 역사에 바탕을 둔다. 필리스티아의 지배에 관한 정보, 이스라엘과 유다. 사이의 긴장관계, 다윗의 전투 이야기(2사무 8장), 이집트와 아시리아가 방어태세를 취하던 시절인 초기의 다윗 제국(B.C. 100년경)에 대한 정보는 솔로몬의 전성기 통치를 잘 설명해 준다. 그의 통치력은 지중 해와 홍해에까지 미쳤다. 다윗 신하들의 직책에 관한 기록(2사무 8,15-18; 20,23-26)과 2사무 24장에 언급된 인구조사는 통치구역의 조직을 확정지으려는 의지를 잘 드러낸다.

반면에 사무엘서에서 왕정제도의 발상에 관한 확실한 정보를 얻어낼 수는 없다. 필리스티아 의 위협이 사무엘에게 임금을 요구하러 온 이스라엘 원로들의 원초적 하지만, 역사적으로 사울 왕국의 연대는 완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1사무 13,1의 기록은 그런 연대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 편집 요소들

사무엘서는 사건들을 연대순으로 엮어놓은 기록이 아니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자료들을 한데 모은 문학 작품이다. 이 책은 아마도 솔로몬의 치세 아래 편집되고, 587년 왕국이 무너진 다 음 “신명기 계열”(여호수아/ 판관기/ 사무엘서/ 열왕기)이라 불리는 역사학파의 손에서 수정 과 보충을 거쳐 재편집되었을 것이다. 다윗 임금의 이상화(理想化) 과정은 후대의 편집에까지 연장된다. 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주는 이야기를 전하는 1사무 16장은 이 두 번째 임 금을 첫 번째 임금과 같은 틀 속에 넣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다.

사이 사울의 여러 전쟁을 다루는 장들은 여러 사료를 한데 모은 것으로, 이 이야기는 하의 연 령을 위반한 탓으로 사울 왕조가 몰락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고 문학 기법으로 처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울의 폐위는 그를 직접 계승한 다윗의 이야기에 꼭 필요한 서막이다.

왕정제도의 기원을 다루는 1사무 8-12장에서, 8장은 왕정제도 자체가 일으킨 신학적 문제를 보여준다. 비록 주님께서 왕정 제도를 허용하신다 하더라도 임금을 요구하는 백성의 원의 단죄한다. 12장에 나오는 사무엘의 고별 설교에서 사울은 좋다 나쁘다 판단되지 않는다. 그는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라는 사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될 뿐이다.

사무엘서의 첫 부분(1사무 1-7)은 사무엘이라는 인물을 소개하는데 역점을 둔다. 이 인물의 됨됨이는 진심깊은 사람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는 성소와 연결되면서 예언적 사명을 받는다. 저자는 사무엘 안에서 그 시대를 위한 구원자의 참모습을 제시하고자 한다. 2.7에서 간결한 문체로 나타낸 들어높임과 내침의 반명제는 엘리와 그 아들들에 대한 사무 엘의 관계를 반영하지만, 동시에 사울과 그의 집안에 대한 다윗의 관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7장은 판관들의 역사를 매듭지으려는 뜻에서 재편집하였을 것으로 본다.

◆ 왕정에 관한 가르침

이스라엘은 주님을 임금으로 모신다. 그러니 인간적 통치자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데 이 왕정 문제는 주님과 그분의 중재자인 사무엘이 사울의 선택을 주도하였기 때문에 왕정제도에 호의적인 방향으로 풀려 나갔다. 그러나 이 제도를 요구하는 백성의 주장은 단죄를 받았다. 왕정 자체가 인간의 뜻에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권위에서 나온다는 사실과, 이스라엘의 군주제도는 민주적이거나 전제적인 것이 아니라 신정(神政)에 예속된 채 남아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사무엘서에는 사울의 몰락을 가져오게 했던 잘못들의 종교적 성격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는 임금이라고 해서 자기에게 속하지 않은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사무엘서의 관심사는 예배의 대상과 관습과 인물에 연관된다. 만 져서는 안될 계약궤(2사부 6,7)와 예루살렘의 제단(2사무 24)에 관한 언급은 그 좋은 예다.

사무엘서는 다윗을 가장 훌륭한 임금으로 내세운다. 사무엘서에서 우리는 이 이상적 임금이 주님께 보인 순종의 태도, 그의 탄원, 그리고 역경 가운데 하느님의 뜻을 물어보려 한 사실 등 을 놓쳐서는 안된다. 다윗은 간음과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나탄 예언자의 충고와 질책을 받아 들였다. 나탄은 이스라엘에서 임금이라 할지라도 율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윗에게 일깨워 주었다. 사무엘서는 결국 이스라엘 왕국을 정당화하고 옹호하는 기록이다. 나 탄의 예언에 따라(2사무 7), 다윗 집안은 몇몇 임금들이 잘못을 저질렀으나 예루살렘의 왕좌를 영원히 차지한다. 이 예언의 골자는 신명기계 역사가의 편집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스라엘의 임금들은 큰 잘못을 저질러 왕국 전체가 벌을 받게 되는데, B.C. 587년 바빌론에 패하고 왕족을 비롯하여 사회 각계 지도층 인사들이 바빌론으로 끌려갈 사건이 바로 이 를 결정적으로 증명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다윗 집안에 허락하신 영원한 보증을 계속 믿으면서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약속된 인물이 나오기를 고대한다. 그분이 바로 이상 적 임금인 메시아로 그분은 기원전 천년 경에 이미 주님께서 뽑으신 이의 후손이다.

◆ 사무엘 (1사무 1-7장) - 이스라엘의 대적 위기

■ 1사무 1장 : 사무엘의 탄생

엘카나 : 레위지파 (1 역대 6,1. 27. 28) 에프라임 산지에 거주

한나 : 은총, 프닌나 : 진주, 사무엘 : 하느님께 청하여 얻게된 아들

주님께서 한나의 태를 닫아 놓으셨다는 사실이 두 번 반복되면서(1사무 1,5-6), 여인의 절망 은 두 배로 깊어지고 있다. 불임의 여인이 아이를 낳지 못하듯이, 당시 이스라엘도 “하느님께 서 원하시는 거룩한 백성"을 낳지 못하는 불모의 땅과 같았다. 영적으로 암울한 시대였던 판관 시대에 롯기나, 삼손의 부모들의 이야기, 그리고 한나의 이야기가 기록된 것은 당시 타락한 이스라엘에도 경건한 부모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 1사무 2,1-10 한나의 노래

감사의 찬미가, 마니피캇(루카 1,46-55)의 모형

- 하느님은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 편에 서서 운명을 바꾸어 주시는 이

* 다윗의 노래(2사무 22장)와 함께 사무엘서를 둘러싸고 있다.

■ 1사무 2,11-26 희생제물에 대한 모독 - 엘리의 아들들의 범죄 이야기

엘리의 두 아들은 불량한 자들로서 주님을 알아 모시지 않았다(2,12). 그들은 주님께 제사를 드리기도 전에 먼저 자기 몫의 제물을 강제로 빼앗는 신성모독적인 일을 자행했다(2.13-16). 엘리는 자기 아들들에게 “사람이 사람에게 죄를 지으면 하느님께서 중재하여 주시지만, 사람 이 주님께 죄를 지으면 누가 그를 위해 빌어 주겠느냐?”고 꾸짖었다. 엘리의 아들들이 계속해 서 악을 행하게 되자, 하느님의 사람이 엘리를 찾아와서 그의 집에 심판을 선언했다(2,26-36). ■ 1사무 3장 사무엘의 소명 이야기

사무엘이 엘리 앞에서 섬기고 있을 때에 “주님의 말씀이 드물게 내렸고 환시도 자주 있지 않 았다”(3,1). 이는 더 이상 하느님께서 엘리를 통해서 자신의 뜻을 나타내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무엘이 부르심을 받고 자라는 동안 주님께서 그와 함께 계시어, 그가 한 말은 한 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셨다. 단에서부터 브에르 세바까지의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무엘이 주님의 예언자로 제품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1사무 4장-6장, 2사무 6장 하느님의 궤에 대한 설화 - 이스라엘의 외적 위기

이스라엘군이 필리스티아군들에 의해 대패(4,1-11; 31장)

- 하느님의 궤를 모시고 전쟁했는데도 불구하고 패배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것이었고

이 사건을 계기로 그들은 왕정을 요구하게 된다.

필리스티아 사람들이 하느님의 궤를 보관하였지만 여러가지 불행이 싹트게 되었다.

- 하느님은 필리스티아 사람들의 신보다 우월함이 입증되었다.

** 상황을 주도하시는 분은 하느님

필리스티아인들은 계약궤를 뺏아 아스돗에 있는 다곤 신전에 두었다.(5,1-2). 이것은 정복당 한 나라의 신이 자기들이 섬기는 신의 통치를 받는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곤이 패배자가 되어 '주님께 경배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주님께서 종기의 재앙으로 치셨 다. 7개월 후에 하느님의 궤가 보상제물과 함께 돌아왔다(6,1-7,2).

벳세메스 사람들이 계약궤를 보다가 (오만) 칠십 명이 죽는 사건이 일어났다. 뱃세메스 사 람들은 자신들에게 전과 같은 징계가 또 내려질까 두려워한 나머지 그 궤를 키르얏 여아림으 로 보내게 된다. 주님의 계약궤는 다윗이 예루살렘에 옮길 때까지 20년 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주님의 계약궤가 이 곳에 머물러 있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님만을 섬겼 다(7,3-4).

■ 1사무 7,3-17 사무엘이 판관으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리다. - 신명기계 역사관 천명

◆ 사무엘과 사울(1사무 8-15장)

1. 왕정의 출현

■ 1사무 8,1-22 백성이 임금을 요구하다.

이 무렵 이스라엘은 전 지파의 세력을 규합하여 보다. 신속하게 외적에 대항하고 영토를 보전 하기 위해서는 한 지도자를 내세워야겠다는 필요를 깨달았다. 그래서 열 두 지파의 원로들은 사무엘을 통해서 하느님께 다른 나라들처럼 왕을 세워 달라고 청하였다. 예언자 사무엘은 마 음이 매우 언짢았다. 이스라엘의 유일한 통치자 하느님께 신뢰심이 없어서 이런 요구가 나온 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주님은 백성들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말씀하셨고, 벤야민 지 파 출신 사울(9,1; 10,20-21)을 선택하셨음을 알아보게 하셨다. 사무엘기에는 왕정의 출현에 대하여 두가지 상반 된 주장을 번갈아 수록하고 있다. 왕정의 출현에 반대하는 주장(8장; 10,17-27; 12장)과 군주제도에 찬성하는 주장이다 (9,1-10,16)

▶ 군주제도를 찬성하는 주장 (9,1-10.16)

1) 군주제도는 "내 백성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사무 19,16)고 말씀하시는 하느님이 직접 창안하신 것이다.

2) 대사제에게 하듯이 왕에게도 기름을 부었다.

3) 모세와 여호수아와 판관들에게 내렸던 '주님의 영(靈) 즉 신적 능력이 왕들에게 내렸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이루시려는 구원행위를 실현하는 도구 노릇을 한다.

▶ 군주제도 반대하는 성서 전승(8장; 10,17-27; 12장)

이스라엘 백성의 군주제도 요구는 하느님을 불신하는 표라고 규탄.(8장)

- 새로운 정치제도 수립을 주선한 인물이 하느님의 사람 사무엘이었음은 인정.

사무엘의 고별사(12장)

- 왕이 있든 없든 이스라엘의 구원은 주님과의 계약에 충실한 데 있음을 강조.

■ 1사무 9,1-25 사울이 사무엘을 만나다.

하느님은 벤야민 지파 키스의 아들인 사울을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선택하셨다. 사울은 외 적인 표준으로 볼 때에 왕으로 뽑힐 이상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벤야만 지파 중 에서 유력한 가정에서 자라났으며, 이상적인 체격을 가지고 있었고, 용모에 있어서도 준수한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부모님을 공경하는 사람이었다(9,1-2). 이스라엘 초대 왕이 수행하여야 할 선결 과제는 무엇보다도 각 지파 간의 결속과 단결을 공고히 하는 일이었다. 특히 벤야민 지파를 사이에 두고 있는 강력한 유다 지파와 에프라임 지파의 갈등과 주도권 싸움을 방지하 기 위해서라도 가장 약한 막내 지파가 선택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사울'은 '구하여 얻은 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 1사무 9,26-10,16 사무엘이 사물을 임금으로 세우다.

사무엘은 종을 앞서 보낸 후에 기름을 사울의 머리에 부었다. 기름을 붓는 일은 그 직분이 하 느님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적 행동이었다. 기름을 붓는 것은 그에게 신적 사명 과 권위를 부여하여, 하느님의 일을 공식적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의미가 있었다. 또한 하느님 께서 맡은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성령을 부어 주시는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이사 61,1). 사울

이 왕으로 선택받은 일이 분영하다는 것을 확산시키기 위해서 몇 가지 증거를 더 제시하였다.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다스리기 위해서 왕을 세우시되 자신이 택한 사람을 왕으로 세우셨다. 하느님께서는 왕을 대리인으로 세우는 방법을 통해서 당시의 상황에 가장 적절한 신정 제도를 실시하셨다. ① 하느님은 예언자를 통해 왕을 임명함으로 왕권을 견제하도록 하셨다. ② 하느 님은 왕을 세울 때에 그에게 기름을 붓게 하여 왕의 직책을 언약의 직책이 되게 하셨다. 이 예 식은 왕으로 하여금 백성을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인도하겠다는 것을 서약하는 예식이었다.

■ 1사무 10,17-27 사울이 임금으로 뽑히다.

사울은 사무엘에게 기름 부음을 받아 왕으로 축성된 뒤 미츠바의 집회에서 다시 제비뽑혀 정식으로 왕위에 추대된다. 그리고 요르단강 건너편의 암몬족을 쳐부수고 첫 승리를 거두자 국민들은 비로소 왕에게 충성을 보이고 사울은 길갈에서 즉위식을 거행한다.

■ 1사무 12,1-25 사무엘의 고별 설교 - 판관 시대의 종결과 왕정 체제의 시작

사무엘은 자기의 청렴결백을 드러내는 마지막 고별사를 남기고 판관의 자리를 물러난다. 그러 나 그는 종신토록 하느님의 사자, 죽 예언자의 직분을 행한다.

사무엘은 사울을 왕으로 인정하면서도 왕정 제도가 세속화되는 것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았 다.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과 왕에게 국가의 축복과 징계의 기준을 제시하여 이스라엘의 왕 이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왕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사무엘은 앞으로 이스라엘이 왕정 하에 서 잘되기 위해서는 1) 마음을 다해 하느님께 헌신해야 하며, 2) 하느님의 명령에 순종하고, 3) 하느님의 인도대로 행해야만 한다고 선포했다.

2. 사울의 실패담(1사무 13,1-15,35)

■ 1사무 13,1-23 사울이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우다.

사울은 축성된 하느님의 대리자로 선택되기는 했지만 자기부의 고귀한 책임을 다하는 생활 을 하는데 실패했다. 그는 주님의 말씀보다는 백성들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다.

1) 사울은 사무엘을 기다리다가 본인이 직첩 제사를 바침 (1사무 13.7-15)

2) 전쟁의 승리를 위해 자기 부하들에게 저주를 씌우는 맹세(1사무 14장)

3) 아말렉 족과 싸울 때 완전봉헌물로 바치라는 규정을 어김(1사무 15장)

왕위가 그의 집안에 계승되지 못하리라는 예언이 떨어진다(1사무 13,13; 15,22-23)

- 이스라엘 역대 임금들에게 내리는 교훈이기도 하다.

임금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는 일을 첫째가는 본분으로 삼아야 한다.

■ 1사무 14,1-23 요나탄이 필리스티아인들을 치다

■ 1사무 14,24~46 요나탄이 사울의 명령을 어기다.

전쟁의 승리를 위해 자기 부하들에게 저주를 씌우는 맹세(1사무 14장)

■ 1사무 14,47-52 사울이 왕위를 굳히다.

사울과 요나탄이 필리스티아를 에프라임 산지에서 몰아낸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행동의 자 유를 얼을 수 있게 되었다. 사울은 그 후에도 계속해서 주변에 있는 적들, 즉 모압과 암몬 자 손들과 에돔, 초바 임금들과 필리스티아와 아말렉 자손을 쳐서 승리하였다. 하느님은 그가 사 우는 전쟁에서 그를 승리하게 해주셨으며, 이로 인해 사울은 이스라엘을 주변의 적들로부터 구해낼 수 있게 되었다(14,47-48). 사울은 옛 정치 질서를 바꾸거나 중앙 집권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계속되는 전쟁을 인해 잘 훈련된 군대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항상 힘있고 용맹한 사람들을 모집하였다.

■ 1사무 15,1-31 사울이 아말렉과 싸우다 - 사울의 불순종

사무엘은 다시 주님의 명령을 가지고 사울 왕을 찾아갔다. 이때는 이미 두 사람이 헤어진 지 많은 세월이 지났을 때였다. 사무엘은 사울 왕이 다른 나라의 왕과는 달리 주님께서 예언자 를 통해 기름 부어 세운 왕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15,1). 사울은 미크마스 전투 때에 인내 하지 못하고 스스로 제사를 드리다가 하느님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느님은 사 울에게 또 다른 기회를 허락하셨다. 만일 사울이 이 기회를 잘 이용하여 하느님의 뜻에 순종 했었다면 그는 멸망을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무엘은 사울 왕에게 아말렉을 치라는 주님의 명령을 전달했다(15,2). 이때에 하느님은 사정없이 아말렉을 치고, 그들에게 딸린 것을 완전히 없애 버려라. 남자와 여자, 아이와 젖먹이, 소 때와 양 떼, 낙타와 나귀를 다 죽여야 한다고 지시하셨다(15,3). ‘완전히 없애 버려라’(하람)는 말은 하느님의 공의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부정한 것을 제거하거나 저주받은 물건을 사제에 게 바치는 행동을 의미한다.

■ 1사무 15,32-35 사무엘이 아각을 처형하다.

사무엘은 사울이 처리하지 못한 일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사무엘은 아각 왕이 무죄한 자를 죽여 대를 끊은 것같이, 그의 가족도 대가 끊어지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느님은 사무엘의 손을 통해서 그가 이전에 행한 무자비한 행동들에 대해서 엄중하게 심판을 하셨다. 이후부터 사무엘은 죽는 날까지 다시는 사울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이러한 묘사는 사무엘이 더 이상 사울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달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울은 왕위에 있었지만, 하느님의 뜻을 전달받지 못하는 왕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 배척을 받은 다음부터 사울은 불순명에서 놉의 사제(엘리의 집안 1사무 22,6-23)들을 죽이 는 살인으로, 질투에서 광기로 점점 더 나빠졌다. 끝에 가서 그는 결국 자결(1사무 31.4), 또 는 아말렉인의 손에 피살되었다고도 한다(2사무 1,10). 그의 왕위는 자신의 대에서 끝났다. 그 래도 사울을 통해서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의 왕조가 되었다.

◈ 군주제도는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든 제도요, 따라서 이스라엘의 재앙을 막는 궁극적인 대 책은 못된다. 그 제도를 역사상으로 운용하는 인물들에 따라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드러난다. 이스라엘의 다른 제도와 관습이 모두 그러했던 것처럼 군주제도 역시 이스라엘로 하여금 구세사를 새롭게 반성하고 그 이해를 깊게 하는 계기가 된다. 선정(善政)이 베풀어지던 시대의 군주 제도는 '하느님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구원의 선참이요 예형이 된다. 하느님 나라는 계시가 발전함에 따라 그 내용도 깊어지며 성서의 마지막권인 요한의 묵시록에 이르기까지 특히 신약성서에서 큰 주제를 이룬다.

◆ 사울과 다윗(1사무 16-31장)

1사무 15장에서 사울이 공적으로 주님의 버림을 받은 후에 사무엘기는 사울의 몰락 과정과 다 윗의 등극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무엘기 상권의 마지막 이야기(16-31장)는 사울이 왕으로 서의 지도력을 상실하고, 점차 몰락해가고, 다윗이 지도자로 떠오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다 윗이 주님께서 택하신 왕으로 소개되는 과정은 사울의 경우와 동일했다. 사울은 하느님에 의 해 선택되었으며 (9,16), 예언자를 통해 기름 부음을 받고(10,1), 주남의 영의 능력을 받았다. (10,6-13), 그리고 암본인들을 무찌르고 공적으로 지도력을 인정받게 되었다. 다윗도 이와 동 일한 순서를 밟는다. 다윗은 주님에 의해 선택을 받은 후에(16,1), 사무엘에 의해 기름 부음을 받았으며, 주님의 영이 그에게 들이닥쳐 머물렀다(16,13). 그리고 그는 골리앗을 죽임으로 백 성들에게 지도력을 인정받게 된다(17장).

■ 1사무 16,1-13 다윗에게 기름을 붓다.

다윗은 이사이의 여덟째 아들이며 양을 치는 사람(16.10-11; 17.12)이다. 사무엘은 유다 베 들레헴에서 하느님의 지시대로 다윗에게 기름을 붓는다. 그러자 하느님의 영이 다윗에게 내리 고, 그날부터 하느님의 영이 그에게 머무르게 되었다.

*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1사무 16,7)

같은 생각의 다양한 표현으로 자주 나타난다.

◆ 사울의 왕권과 다윗의 등용 (1사무 13-31장, 2사무 1-5장).

13-14장 : 사울이 군사적으로 우세한 팔레스타인 군과의 싸움에서 첫승리 묘사. 1사무 14,47-52에는 사울에 대한 긍적적인 평가와 함께 사울설화를 끝맺는다(13,8-15:15,1-35).

16장 이후 : 사울의 전승은 다윗의 설화의 한 부분으로서 부정적인 견해를 띤다. 다윗의 능 력, 통솔력과 총영함, 그리고 그의 행운등이 간결,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다. 다윗이 이스라엘 왕권의 전형이며, 이스라엘에게 구원을 가져온 미래의 왕, 죽 메시아의 상징임을 제시한다.

성서 저자는 늘 모든 것에서 주 하느님의 뜻을 물으며 그대로 시행하는 다윗의 믿음을 계속 강조한다.

■ 1사무 16,14-17,58 다윗이 사울을 섬기다.

사무엘기는 다윗을 이스라엘의 역사의 중앙에 서게 만든 두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하나는 다윗이 사울의 고통을 치료하는 젊은 음악사로 등장하고(16,14-23), 다른 하나는 다윗 이 주님의 이름으로 골리앗을 무찌르는 용사로 등장한다(17,1-18,5). 다윗에게 하느님의 영 이 머무른 후에 사울은 악령이 그를 괴롭혔다(16,14). 사울은 신하들의 추천을 받아들여 이사 이의 집에 기별하여 다윗을 데려오도록 지시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영이 사울에게 내릴 때 마다, 다윗은 비파를 손에 들고 탔다. 그러면 악령이 물러가고, 사울은 회복되어 편안해졌다.

두 번째 에피소드 (17,1-18,5)에서도 사울은 왕으로서의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다. 필리스티 아 사람들은 사울의 정신이 쇠약해졌다는 말을 듣고 미크마스 전투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 해서 군대를 소집하여 소코와 아제카 사이에 있던 에페스 담밈에 진을 쳤다(17.1). 필리스티 아 군대가 유다에 속한 이곳에 진을 쳤다는 것은 이미 필리스티아가 이스라엘에 대해 기선을 제압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필리스티아 군사들과 이스라엘 군사들은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양쪽 산에 진을 치고 있었다(17.3). 이때에 필리스티아인들 진영에서 골리앗이라는 갓 출 신 투사가 나섰다. 다윗이 무릿매로 골리앗의 이마를 쳐서 그를 단숨에 죽여버리고 말았다.

■ 1사무 18장-31장 요약 사울의 쇠퇴와 다윗이 세력을 얻음

이스라엘 여인들은 승리하고 돌아오는 다윗을 향해 이렇게 노래했다. “사울은 수천을 치시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18,7)." 이 사건은 사울로 하여금 다윗에 대해 질투심을 느끼게 만들 었으며, 다윗을 박해하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18.8-9). 그러나 사울이 다윗을 박해할 때마다. 다윗의 위치는 더 강해졌으며, 반대로 사울의 위치는 약해졌다. 결국 1사무 18-31장 의 이야기는 사울이 주변의 지지 세력으로부터 소외되고, 다윗이 지도자로 부상해 가는 과정 을 그리고 있다. 아래 표는 어떻게 사울이 몰락하고 다윗이 세력을 얻었는지를 잘 요약해주 고 있다.

성경본문	사울	다윗
18,6-20,42	* 다윗을 죽이려 함. * 딸인 미칼과 아들인 요나탄에게도 소외되기 시작	* 백성들에게 인기 * 사울의 신하들의 인정을 받음 * 주님께서 함께 하심 * 임금의 사위가 됨 * 미칼과 요나탄의 사랑을 받음
121,1-22,23	* 다윗을 도왔다는 이유로 놉의 사제들을 살해함으로써 사제들에게서도 소원해짐	* 골리앗의 칼로 무장 * 400명의 부하들이 따름 * 예언자 갓과 사제 에브야타르의 협조
23장	* 크일라에 있는 다윗을 잡으려고 한 계획이 불발 * 필리스티아의 침공으로 다윗 쫓기를 중단	* 크일라를 필리스티아의 손에서 구함 * 600명의 부하가 따름 * 사울의 손에서 탈출 * 요나탄이 다윗이 임금이 될 것을 인정
24-26장	* 다윗이 자신보다. 의로움을 인정 * 다윗이 임금이 될 것을 인정 *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	* 사울의 생명을 두 번 살려줌 * 지혜로운 아내 아비가일을 얻음
27-31장	* 사울은 주님과 예언자로부터 소외되어, 혼백을 불러오는 여인을 찾았으며, 결국 길보아 산 전투에서 전사함	* 필리스티아에 피신, 사울의 죽음과 무관 * 치클락을 공격한 아말렉 집안을 치고 전리품을 유다. 원로들에게 나누어 줌

이와 같이 1사무 18-31장의 이야기는 하느님께 순종하지 않다가 하느님의 버림을 받은 사울이 점차적으로 몰락해 가는 과정과 임금으로 기름부음을 받은 다윗이 인정을 받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서 왕권이 사울에게서 다윗에게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사무엘기는 다윗이 사울의 왕권을 이어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자격을 가진 자임을 강조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2사무엘에서 사울이 죽은 후에 다윗은 자연스럽게 왕권을 계승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다윗 이 인근 국가들을 정복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에서 안식을 누리게 하는 내용을 다루 기 위한 준비가 끝난 셈이다.

■ 1사무 18, 1-5 다윗과 요나탄이 계약을 맺다.

요나탄은 다윗을 자기 생명처럼 사랑했으며, 그와 의형제의 언약을 맺었다. 또한 요나탄은 자 신이 입었던 겉옷과 군복과 활과 허리띠를 벗어서 다윗에게 주었다(18,3-4). 이처럼 자신의 의복을 벗어주거나, 자신의 무기를 상대방에게 선물로 주는 것은 고대에 용사들 간에 우정이 나 혈맹 관계를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흔히 행해졌던 풍습이었다.

■ 1사무 19,18-24 사울이 다윗을 찾아 라마로 가다.

다윗은 사무엘이 있는 라마로 피난했으며, 사무엘에게 사울이 자기를 죽이려고 한 일을 모두 이야기했다. 그 후에 다윗은 사무엘과 함께 나욧에 머물게 되었다. 사울은 이 소식을 듣고 다 윗을 잡기 위해서 세번에 걸쳐 군사들을 보지만 사무엘과 예언자들이 있는 것을 보는 순간에 사울의 군사들은 황홀경에 빠져 예언을 하게 되었다. 사울은 이 소식을 듣고 자신이 친히 다 윗을 죽이기 위해서 라마로 갔다. 그러나 그도 역시 예언자들의 무리와 함께 종일토록 예언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일로 인해 유대인의 속담 중에는 "사울도 예언자들 가운데 하나인가?"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 말은 본래 어떤 사람이 본래의 자기 모습과 전혀 다른 행동을 할 때 에 사용되게 되었다(19,18-24).

■ 1사무 21,1-10 다윗이 놉의 사제 아히멜렉의 도움을 받다.

다윗은 요나탄과 헤어진 후에 놉으로 가서 사제 아히멜렉을 만났다. 필리스티아의 공격으로 말미암아 실로의 성막이 파괴된 후에, 주님의 성막은 사제의 성읍인(22,19) '놉'으로 옮겨졌던 것 같다. 아히멜렉은 다윗이 군사들도 없이 혼자 나타난 것을 보고 매우 의아해 했다(21,2), 이때에 다윗은 자신이 사울의 특명을 받고 은밀하게 내려왔으며, 다른 사람들은 미리 약속한 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고 대답했다(21,3). 다윗이 이렇게 거짓말을 한 것은 아히 멜렉이 자신이 사울을 피해 도망친 것을 알면, 사울을 두려워하여 자신에게 협조하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다윗은 사제에게 자신과 일행이 먹을 음식을 요구했다(21.4), 그 러나 성막에는 사제만이 먹을 수 있는 거룩한 빵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히멜렉은 다윗과 그 일행이 매우 허기 진 것을 보고 그들이 여인을 가까이 하지만 않았으면, 그 빵을 주겠다고 말 했다(21,5). 다윗은 자기 일행이 3일 동안 여인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으며, 아히멜렉 은 그 말을 듣고 거룩한 빵을 다윗에게 주었다(21,6-7). 그런데 바로 그 때에 사울의 목자 의 우두머리로 있던 도엑이라는 사람이 그 곳에 있었다(21,8), 후에 그는 아히멜렉이 다윗에게 음식과 칼을 준 일을 고자질하여 사제들을 모두 죽게 만들었다. 다윗은 아히멜렉에게서 골리 앗의 칼을 얻었다.

■ 1사무 25,2-44 다윗과 아비가일

다윗은 얼마 후에 식량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자신이 전에 머물렀던 파란 광야로 다시 올라 오게 되었다. 나발은 크게 부유한 사람이었는데, 이 때에 갈멜에서 양털을 깎고 있었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는 양털을 깎을 때 음식을 장만하는 등, 잔치를 벌이며 손님을 접대하는 것 이 보편화되어 있었다(창세 38,13, Keil), 다윗은 이러한 관례를 따라 자신과 부하들의 먹을 식량을 얻기 위해 나발의 집으로 부하들을 보냈다. 다윗은 전에 자신이 갈멜에서 나발과 그의 재산을 지켜 준 일이 있었다. 다윗은 그 일을 상기시키면서 자신과 부하들에게 필요한 양식을 달라고 나발에게 요청하였다. 그러나 나발은 이러한 다윗의 요청을 거부했다. 그는 다윗을 주 인으로부터 도망 나온 무리로 간주했다. 다윗은 그 말을 듣고 분노하여 군사 200명만 남겨두 고, 400명을 무장시켜 나발을 치려고 일어났다.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은 도중에서 다윗을 만 나서 다윗의 손으로 원수를 갚지 않도록 요청하였다. 다윗은 그 말을 듣고 그녀의 청을 받아 들였으며, 자기 손으로 나발의 피를 흘리지 않도록 지켜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다.

■ 1사무 29,1-11 다윗이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배척당하다.

필리스티아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서 모든 군대를 아펙으로 소집시켰다. 필리스티 아족은 다섯 지도자(가자, 갓, 아스글론, 아스돗, 에크론)에 의해 다스려지는 부족 연합 성격의 정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필리스티아 제후들은 다윗이 아키스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아 키스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로 인해 결국 아키스는 다윗에게 치클락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 다. 다윗이 이처럼 이스라엘과 싸우지 않고 치클락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하느님의 섭리 때문 이었다. 다윗은 진퇴 양난의 위기에서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스라엘에게 죄를 짓지 않고, 또 한 아키스 임금에게도 의심받지 않은 채로 치클락으로 떠날 수가 있었다. 이러한 사건을 통 해서 1) 인간의 실수와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도 하느님의 뜻이 성취되고 있다는 것(마태 26,14-29)을 발견할 수 있으며, 2) 또한 하느님은 자신이 선택하신 자를 결코 버리지 않고, 어려운 일을 만날 때에 피할 길을 예비해 주신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1코린 10,13).

■ 1사무 30,1~31 다윗이 아말렉을 치다.

다윗이 삼일만에 치클락에 돌아왔을 때에는 아멜렉 집안들이 치클락과 남쪽을 침략하여 불을 사르고 여자들을 모두 사로잡아 간 뒤였다 (30,1-2), 백성들은 마음이 슬퍼서 다윗을 돌로 치 려고 했으나 다윗은 주 하느님 덕분에 힘을 얻었다(30,6). 여기서 우리는 난관에 대처하는 다윗의 신앙을 엿볼 수 있다. 즉 이때 다윗은 휘하 군사들을 회유하는 설득이나 구구한 변명 대신 하느님께 그 어려운 문제를 맡기고 그분의 도우심을 전적 바라는 신앙인의 모습을 견지했던 것이다. 다윗은 주 하느님께 아말렉을 쫓아가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 물어 보고 아말렉을 쳐 이겼다. 다윗과 함께 갔던 이들 가운데 악하고 고약한 자들이 브소르 개울에 이르러 지쳐서 포기한 200명의 군사들에게는 탈취물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윗은 오늘의 승리는 주님께서 주신 것이기 때문에 그들 역시 모든 탈취물을 똑같이 분배받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후에 탈취물을 나눌 때에 전례가 되었다. 다윗은 돌아 와서 자신이 얻은 탈취물을 친구인 유다 원로들에게 보내었다(30,26). 다윗이 이렇게 한 것은 1) 자신이 비록 필리스티아 땅에 망명해 있지만, 이스라엘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리고, 2) 사울에게 쫓기는 동안 물심양면으로 자신을 도와준 성의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며(30,30), 3) 장차 이스라엘의 임금이 되기에 앞서 자신의 지지 기반을 닦아 놓으려는 목적 때문이었다.